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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8일 내년 예산안을 올해보다 9.7% 늘어난 470조5000억원으로 확정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대폭 증액했던 2009년(10.6%) 이후 10년 만에 가장 확장적인 예산안이다. ‘슈퍼예산’을 통해 고용 악화, 소득 양극화, 저출산, 저성장의 악순환 문제를 극복하고 경제의 역동성을 되찾겠다는 것이다. 경기가 주저앉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정책은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출처:경향신문 DB)

이번 예산안은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재정집행의 청사진’으로 요약될 수 있다. 고용과 분배지표가 나빠지고 있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이랄 수 있다. 특히 ‘일자리·복지 예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부문에 예산을 집중 배정했다. 예컨대 일자리 예산을 올해(19조2000억원)보다 22.0% 늘려 사상 최대인 23조5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이를 투입해 취약계층 일자리, 사회서비스·공무원 일자리를 100만개 이상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고용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실업급여 확대 및 기간 연장, 전직 훈련, 신중년 재취업을 위한 예산도 일자리와 관련된 것이다. 일자리와 복지 예산을 합하면 전체 예산의 3분의 1이 넘는 35%에 달할 정도다.

혁신성장 관련 예산도 확대했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 예산은 전년 대비 14.3% 늘었고, 연구·개발 예산도 증액했다. 연구·개발 예산은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었다. 궁극적으로 보면 연구·개발 예산도 일자리 예산이다. 일자리가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데 이번 예산안의 방점을 둔 것이다.

효과가 의심스럽거나 응급 처방으로 보이는 예산도 일부 눈에 띈다. 특히 일자리 예산을 지속 가능한 사업에 투입하는 건지 살펴봐야 한다. 청년고용을 위한 내일채움공제, 청년추가고용장려금 등은 단기대책일 가능성이 높다. 취약계층 일자리나 사회적 서비스 일자리 등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좋은 일자리’라고 말하기 어렵다. 또한 혁신성장을 위한 투자의 경우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투자 대비 효용성에 논란이 있는 게 사실이다. 혈세 낭비가 없도록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과감한 보완이 필요하다.

재정확대는 역동성이 떨어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정부는 고용과 분배의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도록 노력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다행히 세수여건이 양호하고 국가부채비율도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 경제가 어려울 때 나라의 곳간을 푸는 데 주저할 필요가 없다. 필요하다면 예산을 늘려서라도 경제가 활력을 찾는 데 전력투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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