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지난달 31일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71명이 정리해고 사태 이후 9년여 만에 경기 평택시 쌍용차 공장으로 다시 출근했다. 현 쌍용차 노동조합과 해고자로 이뤄진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 쌍용차 사측,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등 노사정이 지난해 9월 합의한 복직안이 이행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노사정은 남아있는 해고자 119명 전원을 단계적으로 복직시킨다는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냈다. 이날 복직하지 못한 나머지 해고자들은 올해 상반기까지 일터로 돌아가게 된다. 2009년 사측이 2600여명의 노동자에게 구조조정을 통보하며 시작된 ‘쌍용차 사태’는 지난 9년 동안 30명의 해고자와 가족들이 희생되는 등 한국 사회 최악의 노사 문제였다. 2018년의 마지막 날을 장식한 이 비극적인 사태의 종결은 혹독한 세밑 한파를 녹이는 따뜻한 소식이었다.

힘찬 새출발 10년 만에 복직한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31일 오전 경기 평택시 쌍용차 평택공장으로 출근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쌍용차 해고자들의 복직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사회적 대타협이 만들어낸 최초의 성공 사례다. 하지만 지난해 시도된 다른 많은 사회적 대타협들은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노사정이 힘을 합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광주형 일자리’ 협상은 타결 막판까지 이르렀다가 결렬되고 말았다. ‘카풀(승차공유 서비스)’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 기구는 택시 업계의 반발로 출범 직전에 멈춰 섰다.

한국 사회는 이외에도 노사정의 대화를 바탕으로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어내야 할 사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공식 출범한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사노위에만도 탄력근로제 확대,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국민연금 개혁,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 문제 등 국민들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많은 사안들이 계류돼 있다. 사회적 대타협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사회를 보다 살 만한 곳으로 만들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정부와 노동계, 재계는 한발씩 양보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 2019년에는 쌍용차 해고자 복직과 같은 아름다운 사회적 대타협이 더 많이 이뤄지기를 기원한다.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