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일러스트_김상민 기자

지난 21일 9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신규 확진자가 다시 두 자릿수로 떨어졌다. 지난주 하루 평균 확진자는 100명 안팎이었다. 앞서 한 달 가까이 매일 수백명을 쏟아냈던 것에 비하면 확실한 둔화세다. 격리 해제자도 하루 200~300명씩 늘고 있다. 감염병 방역의 긍정적 신호들이다. 그렇다고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확산이 멎은 게 아니라 확산세가 둔화됐을 뿐이다. 

집단감염은 코로나19 방역의 최대 승부처다. 지난 21일 하루에만 대구의 요양병원 5곳에서 모두 1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경기 군포의 요양원에서는 누적 확진자가 6명으로 늘었다. 집단감염은 병원뿐 아니라 교회·사업장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대구·경북의 요양병원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집단감염 사례는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유럽 등에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의 해외유입을 막는 일도 시급하다. 신규 확진자 98명 가운데 해외유입 사례는 15명으로 감염원은 대부분 유럽·미주다. 소규모 집단감염이라는 ‘내우’와 해외유입이라는 ‘외환’을 동시에 막아야 할 중차대한 시점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2일부터 4월5일까지 15일간을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기간’으로 설정하고 외출 자제를 호소했다. 집단시설의 감염 확산, 확진자 해외유입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민들에게 사회적 거리 두기의 고삐를 늦추지 말라는 당부다. 아울러 정부는 22일 0시부터 유럽발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 검사에 들어갔다. 종교시설, 실내체육시설, 콜라텍·클럽 등 유흥시설에는 앞으로 보름 동안 운영제한 권고를 내렸다. 지방자치단체장이 교회와 단체에 집회를 제한한 적은 있으나 중앙정부에서 종교시설과 다중이용시설에 이용 중단을 권고한 것은 처음이다. 지금부터가 코로나19 방역의 중대 고비라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큰 불길을 잡고 잔불 끄기에 들어간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남아 있는 불씨는 점화력이 강력하다. 불씨가 큰불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집단감염을 차단하고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진단, 자가격리, 확진자 치료 등 ‘의료 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까지 코로나19 사망자는 110명으로 늘었다. 높아진 치명률(1.23%)을 낮출 수 있도록 중증환자 관리에도 집중해야 한다. 시민들은 외출 자제,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생활 방역’에 적극 동참하는 게 중요하다. 해외에서는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자만과 방심은 금물이다. 긴장감을 갖고 마지막 방역에 전력해야 한다. 앞으로 보름 동안 ‘코로나19 전쟁’의 승패가 달렸다.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