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엊그제 육군협회 주최 조찬강연회에서 “8~10개월 안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포대의 한국 전개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에 오는 사드 포대는 괌 포대보다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한국의 정정불안에도 사드 배치 일정은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한국의 혼란한 정치상황을 아랑곳하지 않고 자국의 이익만을 챙기려 한다는 의심을 거두기 어렵다.

미국은 사드 배치가 박근혜·최순실 국정문란 파문의 영향을 받지 않기를 바랄 것이다. 그렇더라도 주한미군사령관이 한국의 국방부에 앞서 구체적인 사드 배치 계획을 사실상 발표한 것은 매우 부적절한 일이다. 한국의 안보 주권을 무시하고, 국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마음먹지 않고는 이렇게 할 수 없다. 지금 이 시점에 사드를 거론하는 것이 동맹국으로서 적절한 처신인지도 자문해볼 일이다.

주한미군 배치 사드 포대의 규모가 괌 포대보다 클 것이라는 발언 내용 역시 반드시 따져봐야 할 문제다. 주한미군 사드는 괌과 같이 1개 포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한·미 양국은 밝혀왔다. 그런데 누가 왜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는지 이유와 경위를 묻고 싶다. 사드 확대 방침은 여전히 사드 배치 자체를 반대하는 다수의 한국 시민을 모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군사적 효율성이 의심되고 주변국과의 갈등을 초래하는 사드 배치를 고집하는 것은 한국을 위한 일이 될 수 없다. 미국이 진정 한국을 동맹국으로 생각한다면 사드 규모 확대가 아니라 배치 계획 자체를 철회하는 것이 맞다.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