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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서울 성북구 종암중등학교에서 교사가 온라인 원격수업을 하고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사상 초유의 ‘온라인개학’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9일 고3·중3 학생들을 시작으로 20일 초등 저학년까지 순차적으로 원격수업이 시행된다. 그런데 6일 학교별로 시스템을 점검한 결과 곳곳에서 원격수업 준비 미비가 확인됐다. 처음 있는 일인 만큼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학교 문을 연 후 이 같은 일이 반복되어선 안된다. 기술적인 문제는 물론 새 교육방식으로 인한 교육격차 등 예상되는 문제들을 전반적으로 점검해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6일 원격수업 준비 점검과정에선 적지 않은 문제가 노정됐다. 이날 오전 원격수업 지원 사이트인 ‘EBS 온라인 클래스’의 서버가 먹통이 됐다. 교육부 장관이 주재한 ‘온라인개학 지원 1만 커뮤니티 원격교육 선도교원 임명식’ 현장조차 통신 두절로 수분 동안 화면 멈춤 현상이 발생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지원하는 ‘e학습터’는 지난 주말 서버 증설 작업 도중 작업자 실수로 전국 각지의 교사들이 올려둔 하루치 수업자료가 삭제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교육당국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학습공백을 줄이겠다며 EBS 온라인 실시간 특강을 시작한 지난달 23일에도 접속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며 불통사태가 벌어졌다. 온라인수업을 위해 가장 기본으로 갖춰야 할 안정적인 서버마저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전국적으로 데스크톱, 노트북, 스마트패드, 스마트폰 중 1개도 없는 스마트기기 미보유 학생은 22만3000명이라고 한다. 교육부는 중3·고3 학생들에게 우선적으로 스마트기기 대여를 7일까지 완료하기로 한 만큼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기기가 없어 수업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차별 논란이 불가피하다. 

온라인개학에서 가장 유의해야 할 것은 균질한 교육이다. 가정환경과 학교 상황, 교사의 준비도에 따라 온라인교육의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특히 최근 늘어가는 조손가정이나 다문화가정, 맞벌이가정 등의 경우 디지털기기가 있어도 교육환경이 갖춰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장애학생 중에선 온라인개학 안내조차 받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원격교육이 교육격차를 벌리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고 준비해야 한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가 권고한 대로 교육격차 방지를 위해 EBS 등 원격수업용 프로그램을 수업에 활용하고 평가에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초유의 사태를 맞아 교육당국은 최대한 현장과 접촉하면서 문제점을 적극 보완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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