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이해찬 의원이 민주통합당의 새 대표에 선출됐다. 이 신임 대표는 엊그제 열린 임시 전당대회에서 최종 득표율 24.3%를 기록해 23.8%를 얻은 김한길 의원을 0.5%포인트 차로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이 대표의 승리는 ‘모바일의 반란’이라는 평가가 나올 만큼 막판 역전극으로 이뤄졌다. 여권이 파상적인 ‘종북 몰이’를 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강한 이미지의 이 대표에게 표가 쏠린 결과라는 풀이다. 먼저 이 대표에게 축하를 보낸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 후보의 지지호소 (경향신문DB)


이 대표에게는 “정권교체를 향한 대장정이 시작됐다”는 그의 당선 소감처럼 대선을 향한 제1 야당의 경선관리와 정권교체라는 야권의 과제가 맡겨져 있다. 공정한 경선관리가 첫 덕목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궁극적 목표는 경쟁력 있는 자체 후보를 만드는 자강에 맞춰져야 한다. 야권후보의 단일화 여부는 그 다음 문제다. 이 대표가 경선 초반에 고전하게 된 것은 ‘이해찬 대표-박지원 원내대표’ 담합 파문 때문이다. 그 시나리오대로 대선후보 만들기에 나선다면 역풍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여권의 색깔론 공세 극복이나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의 틀 재설정, 당내 갈등 치유도 우선순위에 두고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들이다.


이 대표는 경선 과정부터 냉철하게 복기해야 한다. 이 대표가 대의원 투표와 수도권·정책 대의원 투표에서 김한길 의원에게 패한 건 뭘 의미하는가. ‘이·박 담합’ 논란과 같은 ‘꼼수정치’에 대한 당원들의 심판이자, 4·11 총선 패배를 자초한 ‘친노’에 대한 문책이라고 해도 과하지 않다.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당심(黨心)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독선적 행태를 일삼던 세력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낸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민주당의 최대 자산은 우열을 가리기 힘든 대선주자군이 있는 데다 그런 주자군이기 때문에 역동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사실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 대표는 경선 시작 직후 이해찬 대세론이 꺾이자 ‘소통’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로서는 담합이 아님을 해명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당심과 괴리를 드러낸 자신의 정치행태에 대한 자성도 깔려 있는 것 같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권에 당한 수모를 되갚으려는 ‘친노’들만의 무대가 아니다. 지난해 말 시민세력과 노동계가 가세해 붙인 ‘민주통합당’이란 이름에 걸맞은 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것은 친노니, 호남이니, 반MB니 하는 정치적 편가름을 넘어 민주와 복지, 평화라는 시대적 화두를 담아내는 그릇이어야 한다. 이에 동의한다면 이 대표는 ‘친노’라는 울타리부터 당장 걷어내야 한다.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   2025/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