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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우주발사체인 ‘누리호’의 시험발사체 발사가 성공했다. 한국항공우주원은 28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한 “시험발사체 엔진이 당초 목표했던 140초 이상 연소했다”고 발표했다. 시험발사체의 발사 성공은 엔진의 연소시간으로 평가하는데, 이번 발사체는 목표 연소시간을 넘어 정상 추진력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이번 시험발사체에 장착된 75t급 엔진은 한국 기술로 개발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 ‘발사체 엔진 기술 보유국’으로 인정받게 됐다.

이번 발사 성공은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의 우주개발 역사에 기록될 만한 사건이다. 1996년 우주발사체를 자체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이후 20여년 만에 얻은 결실이다. 발사체의 엔진 관련 기술은 어느 나라든 해외 이전을 꺼리는 핵심 분야다. 이에 한국 연구진은 순수 기술로 이런 난제를 하나씩 풀어가야만 했다. 연구진은 엔진 설계만 20회 넘게 바꾸고, 지상 연소 시험을 100차례 진행하며 엔진 성능의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한다. 이번 시험발사도 순탄치 않았다. 지난 10월 발사예정일을 코앞에 두고 압력감소 현상이 드러나 발사가 연기되기도 했다. 우주발사체는 준비를 철저히 해도 100%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수십만개의 부품이 모두 제자리에서 제 역할을 해내야만 작동 가능한 고도의 복잡한 체계이기 때문이다. 이번 성공은 한국의 우주과학기술이 진일보했음을 의미한다.

순수 국산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엔진 시험발사체가 28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59분58초에 발사한 시험발사체의 연소 시간은 목표 시간을 11초 넘긴 151초로 안정적인 성능이 확인됐다. 이 발사체는 ‘누리호’에 쓰일 75t급 액체엔진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다. 연합뉴스

하지만 아직도 한국의 우주과학기술은 주요 선진국에 수십년 뒤떨어져 있다. 한국 발사체 개발의 필요성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세계 위성로켓 시장이 이미 포화돼 한국 발사체가 가격경쟁력을 갖기 힘들다는 것이다. 발사체에 들어갈 자금을 위성체나 다른 우주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우주기술 개발은 눈앞의 사업성만을 따질 분야가 아니다. 발사체 개발은 안보 및 달이나 화성 진출 등 우주산업 분야에서 필수적인 핵심기술이다. 개발과정에서 다양한 기술 발전도 기대할 수 있고, 산업의 전후방 효과도 높다.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산업도 없다.

우주발사체가 셔틀로 지구와 우주공간을 오가는 시대다. 화성에 인간의 거주도 추진된다. 우주가 인간의 활동무대가 된 지 오래다. 누리호 발사체 발사는 2021년으로 예정돼 있다. 이번 성공을 시작으로 한국은 우주 개발에 더 큰 걸음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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