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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이라 쓰다가 아~, 합니다. 2017이 아직 익숙지 않아 무심코 이런 실수를 합니다. 잠깐 고개 흔들고 고쳐 씁니다. 지난 일 년의 버릇인데 어쩔 수 있나요.

문득 버릇, 습관이란 걸 생각해봅니다. 속담 말씀에 ‘든 버릇 난 버릇’이란 말이 있습니다. 한 번 든 버릇은 마치 갖고 태어난 천성처럼 매우 고치기 어렵다는 뜻이지요. 1년을 깃든 버릇을 고치는 데 몇 날에 한 달도 걸립니다. 그렇다면 수십 년을 갖고 살아온 습관을 고치는 데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까요.

익숙하게, 살던 대로, 하던 대로 ‘편히’ 지내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런 걸 게으를 타(惰)자를 써서 ‘타성(惰性)’이라고 하죠. 이미 편한데 뭐 하러 불편해지고 싶겠습니까. 아니면 자기만 불편함을 못 느끼는 것일 수도 있고요. 조금만 있다가, 내일부터, 나중에 하다가 결국 ‘아! 몰라’로 끝맺습니다. 난 이게 편하다며 옆에서 아무리 잔소리마냥 일러줘도 그저 마이동풍입니다. 절실하지도 궁하지도 않으니까요.

성공하는 습관에 관한 책들이 참 많습니다. 굳이 성공이 목표가 아니더라도 습관이 바뀌면 인생도 바뀐다는 말일 겁니다. 현재와 미래 모두 그 어떤 습관들의 집합체가 만드는 것이니까요. 또 보면 ‘조는 집엔 잠꾸러기만 모인다’는 속담처럼 비슷한 습관을 가진 사람끼리 같이 어울립니다. 습관이 관계와 자리를 결정한다는 말이 맞는 듯합니다.

적우침주(積羽沈舟)라고, 계획과 결심을 희미하게 잊게 만드는 건 부족한 시간도 복잡한 다른 일들도 아닐 겁니다. 방죽을 터트리는 마음의 작은 개미구멍 탓이겠지요. 그래서 반대로 ‘사소함이 모여 위대함을 만든다’는 요즘 말씀을 새겨봅니다. 나는 조금 더 불편해야겠습니다. 그 불편함들이 새로 습관 들어 익숙해질 때까지 말입니다.

김승용 | ‘우리말 절대지식’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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