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13년 1월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갈릴리 지방의 한 시의원을 만났다.지방의원의 해외시찰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는데, 그는 자신의 15년 의정 생활 중 수십 차례 해외에 다녀왔지만 단 한 번도 시에서 출장비를 지원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해외 자매도시를 맺기 위해서 출국했을 때에도 자비로 다녀왔다는 것이다.
국회의원의 경우는 어떤지 이 지역 의원과도 면담을 했다. 인터뷰에 응한 사람은 집권당의 초선 의원이었는데 보좌인력이 여비서와 기사 단 2명이었다.
이 국회의원에게도 해외시찰에 대해서 물었다. 이 나라 국회의원은 비행기를 타면 이코노미석을 이용해야 하며 장관만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다. 해외출장 중 관광을 하게 되면 전적으로 사비로 충당해야 한다고 했다. ‘공무를 보는지 관광을 하는지 어떻게 아느냐’ 물었더니 ‘의원들이 제출하는 일정표를 보면 알 수 있다’고 답했다. 그래서 ‘일정표에는 공무로 해놓고 실제로는 관광을 하게 되면 이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조금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이스라엘 국회의원이 공무로 해외출장을 가게 되면 경호원이 동행하기 때문에 눈속임을 할 수 없다’고 했다. 만약 의원들이 사적인 목적에 정부 돈을 사용하게 되면 정치생명이 위협받는다고 알려주었다. 참고로 이 초선 의원은 재임 3년간 해외에 몇 차례 다녀왔지만 모두 자신이 경비를 부담했다고 했다.
요즘 충북도의원들의 해외연수가 논란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국민의 세금을 사용하는 것에 매우 관대하다. 정부 돈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말이 예부터 전해오고 있다. 정부 신뢰를 저하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우리나라의 개인 소득세율은 선진사회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이지만 조세저항은 세계에서 거의 최고 수준이다. 그 이유는 혈세가 너무 허술하게 사용되고 낭비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때만 되면 해외로 나가기 위해서 줄을 선다. 나가서 제발 좋은 경치보다는 좋은 제도를 배워오기를 간곡히 기대한다.
박세정 | 계명대 교수
'일반 칼럼 > 이렇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자담배 세금, 담배와 같을 수 있나 (0) | 2017.08.09 |
---|---|
늘어나는 도시의 매미 ‘자연의 경고’ (0) | 2017.08.09 |
어려운 치료를 선택해야 하는 현실 (0) | 2017.08.02 |
반려동물의 소음도 규제 필요하다 (0) | 2017.07.26 |
대학도서관, 깊은 잠에서 깨어나라 (0) | 2017.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