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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최고의 축구선수를 꼽는 것은 ‘엄마가 좋으냐, 아빠가 좋으냐’는 질문만큼 어렵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와 이탈리아 유벤투스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둘은 매해 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상을 각각 5번씩 수상했다. 최근 10년은 이들의 무대였던 것이다. 메시는 축구선수 가운데 최고연봉 9960만유로(1315억원)를 받는 선수다. 그러나 메시는 스페인리그에서 뛰어난 성적을 냈지만, 국가대표로서의 활약은 호날두에게 뒤진다. 월드컵이나 유로컵 등 큰 대회에서 활약상이 뛰어난 호날두를 더 높이 평가하는 팬들도 많다. 어쨌든 맨체스터시티의 신예 케빈 더 브라위너의 표현대로 이들이 ‘비교 불가능한 저 높은 곳에 있는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친선경기. 유벤투스 호날두가 경기 시작전 벤치에 앉아 머리를 만지고 있다.연합뉴스

올해 초 공중파 방송에 ‘축구 오타쿠’를 자처하는 연기자가 출연해 메시와 호날두에 대한 평가를 요구받았다. 그는 메시를 ‘농부’, 호날두를 ‘신사’에 비유했다. 이어 봉사, 헌혈, 깨끗한 사생활 등을 들어 호날두의 손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패널은 호날두의 사생활이 깨끗하다는 평가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호날두는 수많은 여인들과의 스캔들에 성폭행, 탈세 소문이 난무하기 때문이다.

유벤투스가 지난 26일 한국을 찾았다. K리그 올스타와 경기를 하기 위해서다. 경기 주최 측은 호날두가 최소 45분간 뛰기로 계약했다고 홍보했다. 6만5000여 입장권은 온라인에서 2시간 만에 매진됐다. 입장권수입도 최고를 기록했다. ‘호날두의 땀방울까지 볼 수 있다’는 좌석의 입장료는 40만원이었다. 호날두의 방한경기는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라는 생각에 많은 팬들이 주머니를 털었다. 그러나 큰 기대는 큰 실망으로 끝났다. 호날두는 1분도 뛰지 않았다. 환호는 야유로 바뀌었다. 호날두는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유로 팬사인회를,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경기를 ‘보이콧’했다. 그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팬에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한국을 떠났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트레드밀 위에서 장난치는 영상과 함께 “집에 오니 좋다”는 문구를 올렸다, 호날두 인스타그램 캡처

호날두는 지난 27일 이탈리아로 돌아가 운동하는 모습의 사진과 함께 ‘집에 오니 좋다’는 내용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러나 ‘날강두’에 패싱당한 한국팬들은 부글부글 끓었다.

<박종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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