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일반 칼럼

[여적]열돔(Heat Dome)

opinionX 2018. 7. 17. 10:58

지구촌 북반구에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지난 5일 북아프리카 알제리 사하라 사막의 우아르글라 지역은 51.3도까지 오르면서 기상관측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런가 하면 오만의 쿠리야트 지역은 한밤중에도 42.6도를 유지하면서 기존의 열대야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도 지난 7일 밤 최저기온이 26.1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서 7월 중 가장 더운 여름밤 기록을 세웠다. 동아시아 지역도 마찬가지다.

후텁지근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분수대에서 어린이가 더위를 식히고 있다.연합뉴스

일본은 대부분 지역이 폭염으로 끓고 있다. 지난 15일 교토는 38.8도까지 오르면서 관측이 시작된 이래 7월 최고 기록을 42년 만에 경신했다. 특히 기록적인 폭우로 만신창이가 된 일본 서남부 지역 주민들에게 이번 폭염은 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한국도 벌써부터 뜨겁다. 올해 뜨거운 여름이 길게 이어질 것이라는 예보도 나왔다. 기상청은 한반도 상공에 구름 한 점 없는 상태라며 다음주에는 더위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올해 북반구에서 보이는 기록적인 더위의 원인은 ‘열돔’(Heat Dome) 현상 때문이다. 대기권 상층부에서 발달한 고기압이 느리게 이동하면서 마치 솥뚜껑(돔)처럼 뜨거운 공기를 지상에 가두는 것을 말한다. 이로 인해 주변의 찬 공기가 유입되지 못해 기온이 계속 올라가게 된다. 한국·중국·일본 등 동아시아지역도 열돔의 울타리에 갇혀 있다. 티베트에서 데워진 공기가 동쪽으로 이동해 북태평양 고기압에 힘을 보태며 공기 흐름을 막은 게 원인이다. 뜨거워진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반구형 돔에 갇혀 더위가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열돔이 생기면 비구름도 생성되지 않아 무더위가 계속된다.

기상청은 16일 폭염특보를 발령했다. 폭염특보는 한낮 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폭염 시 온열환자의 경우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고령의 독거노인은 치명적일 수 있다. 여름철 에너지 빈곤층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냉방을 적절히 하지 못해 두통, 호흡곤란, 구토, 실신을 경험했다고 한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수록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박종성 논설위원>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