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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 자리를 좋아하면 얼굴이 10년 더 늙는다는 말이 있다. 커튼이나 유리창을 통해 실내에 쉽게 들어오는 자외선 A 때문이다. 자외선 A는 진피층까지 침투해 피부 탄력에 영향을 주는 엘라스틴과 콜라겐을 파괴하고 멜라닌을 증가시켜 잔주름과 기미, 주근깨, 색소 침착 등 피부 노화를 부추기는 작용을 한다고 한다. 자외선 B가 피부암·백내장 등 주로 피부 질환을 일으키는 건강의 적이라면 자외선 A는 피부 미용의 적인 셈이다.
태양 자외선이 인체에 해로운 작용만 하는 것은 아니다. 파장이 가장 짧은 자외선 C는 생명체에 치명적이지만 성층권에 있는 오존층이 모두 흡수해 지표에는 도달하지 않는다. 4억7000만년 전 생명체가 육상으로 진출한 것도 그 무렵 오존층이 만들어져 자외선 C를 막아준 덕이다. 파장이 그보다 긴 자외선 B는 10%, 가장 긴 자외선 A는 95%가 오존층을 통과해 지상에 이른다. 하지만 생명에 해를 미칠 정도로 강한 생리작용은 하지 않는다. 자외선 B는 체내에 필요한 비타민D를 80%가량 피부 내에서 합성한다고 해서 ‘좋은 자외선’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한 여성이 스키를 타기 전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있다. (출처 : 경향DB)
자외선은 피부색으로 인종을 갈라놓기도 했다. 인간의 피부색은 출생지의 태양빛, 즉 자외선 세기와 일치한다. 더운 지방일수록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피부 조직을 보호하는 멜라닌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인종이 뒤섞여 살고 있는 오늘날도 그런 적응·진화의 흔적을 볼 수 있다. 더운 지방에 사는 백인은 일광화상이나 피부암에 취약한 반면 추운 지방에 사는 흑인은 비타민D 결핍증에 잘 걸리는 게 그렇다.
기상청이 자외선 B와 함께 자외선 A까지도 반영한 총자외선지수를 새로 개발해 서비스한다고 한다. 피부질환뿐 아니라 피부건강에도 크게 신경을 쓰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서다. 총자외선지수는 기존 자외선지수보다 수치가 15~39%나 높게 나타난다고 한다. 7~8월에 기승을 부리는 자외선 B와 달리 자외선 A는 5~6월에 연중 최대치를 기록하는 것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파장이 상대적으로 긴 자외선 A는 구름이나 유리 등을 통과하기 때문에 젊은 피부를 유지하려면 흐린 날씨나 실내라고 해도 마음을 놓아서는 안된다.
신동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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