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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출석을 회피하고 중국을 방문 중인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베이징 특파원단과의 간담회를 둘러싸고 좌충우돌 행보를 보였다.

자초지종은 이렇다. 당초 김 총재 측은 21일 특파원단에 e메일을 보내 23일 오전 11시30분부터 주중 한국대사관 근처 한식당에서 오찬간담회를 하겠다고 알려왔다.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9차 아시아·태평양지역 적십자회의 결과 등을 간담회에서 설명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21일 저녁 e메일로 “주최 측 사정으로 간담회를 취소한다”고 갑자기 통보했다. 특파원단이 간담회를 요청한 적도 없는데 만나겠다고 했다가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이다. 이는 국감을 피해 중국으로 출장온 데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민감한 질문이 나올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신 김 총재 측은 22일 특파원단 소속 25개 언론사 중 5개사만 초청해 23일 오전 티타임을 갖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베이징 소식통은 “김 총재가 측근을 통해 일부 사에 티타임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차만 한 잔 하고 자리를 뜰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민의 그림마당] 2014년 9월 25일 (출처 : 경향DB)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공인 직분에 어울리지 않는 행태란 비판이 나왔고, 김 총재 측은 티타임마저 취소했다. 하지만 오락가락 행보를 벌인 이유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 전화 연결도 되지 않았다.

김 총재는 지난달 한적 총재로 선출될 때 보은 인사의 결정판이란 비판을 받았다. 최근 5년간 적십자회비를 한 푼도 내지 않은 사실도 구설에 올랐다. 김 총재가 베이징에서 갈팡질팡한 것은 그가 공적 기관의 장으로 적합한 인물인지 다시 한번 회의를 하게 만든 어이없는 해프닝이었다. 김 총재는 국제회의가 끝나고 26일 귀국하면 곧바로 국감을 받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적 관계자가 전했다.


베이징 | 오관철 특파원 ok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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