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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트위터와 유튜브를 타고 미국의 빌보드 차트를 강타하면서 전 세계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페이스북, 블로그, 카카오스토리, 유튜브, 싸이월드 그리고 트위터와 같은 다양한 매체의 활용도가 급증하면서 그야말로 SNS 전성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2014년에 발표된 미국의 한 통계자료를 보면 페이스북 모바일 이용자수가 무려 10억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시대의 흐름에 가까스로 맞추어 살아가고 있는 필자마저도 페이스북을 통해서 필리핀, 미국, 일본 등 전 세계의 소방대원들과 매일 안부를 전하고 있으니 어찌 보면 그리 놀랄만한 숫자도 아니다.

이제 SNS를 통해서 대한민국 소방관들이 보고 들을 수 있는 경계선에 한계가 없어졌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관련분야의 다양한 사람들과 새로운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도 있고, 다양한 사건. 사고에 관한 정보도 쉽게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 만한 정책과 각종 비리에 대한 소신 있는 글들도 SNS에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SNS를 사용하면서 주어지는 다양한 혜택 못지않게 이에 따른 부작용도 확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잘못된 정보로 개인의 명예를 훼손시키는가 하면,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유출해서 거액의 소송에 휘말리기도 하고, 급기야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올려 세상을 한바탕 시끄럽게 만드는 등 그 피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2014년 서울시 소속의 한 공무원은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서 현 정부를 비난하는 글을 SNS에 수차례 올렸다가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당한 적이 있다. 또한, 얼마 전에는 인천의 한 소방서에서 하달한 공문서의 일부가 SNS를 타고 급속히 확산되어 소방관들에게 혼란을 주기도 했다.

이 건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이와 같은 SNS의 부작용 사례는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외국소방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13년 캐나다 토론토의 소방대원 3명은 여성을 원색적으로 비하하는 내용을 트위터에 수차례 올렸다가 해고를 당했는가 하면, 미국의 한 소방대원은 교통사고 현장을 촬영한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가 동영상을 우연히 보게 된 사고 피해자의 가족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텍사스의 한 소방대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를 키우는 사람들은 개를 집안에서 잘 간수하라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와 함께 처참하게 죽은 두 마리의 개 사진을 올려서 많은 동물애호가와 시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았으며, 곧바로 관계당국에서 조사를 받기도 했다.

각종 재난현장에 출동하는 소방관들은 현장조사 및 증거보전 등을 목적으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는 일이 빈번하다. 하지만, 업무와 관련된 자료를 함부로 SNS에 올렸다가는 크게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소중한 가치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SNS는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들을 연결해 주고 새로운 관계를 창조하며, 자신의 생각을 언제 어디서든지 표현할 수 있도록 만들어 우리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준 공이 크다.

하지만, 수없이 많은 잘못된 정보는 우리에게 혼란만을 가중시켜주며, SNS를 이용하느라 가족, 친구 또는 직장동료의 얼굴을 바라보기보다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을 보는데 사용하는 부작용도 있다. 또한, 지나친 SNS 사용으로 업무의 생산성과 집중력이 저하된다고도 하니 이제는 지혜로운 SNS 사용에 대해서 고민해야 할 시점이 온 것이다.

대한민국 소방관들에게 SNS는 선과 악이라는 두 가지 얼굴을 가진 존재다. SNS를 잘 활용하면 소방의 다양한 활동상황과 각종 재난정보를 시민들에게 쉽고 빠르고 폭넓게 제공할 수 있지만, 적절하지 않은 정보는 오히려 시민들에게 대한민국 소방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명예를 실추시킬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SNS를 사용하는 소방관들은 공직에 근무하는 만큼 직무상 터득한 내용에 관해서 글을 올릴 때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며, 업무와 관련된 분야에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때에도 대한민국 소방관으로써 책임감을 가지고 글을 올려야 할 것이다. 특히나, 사고현장이 상당부분 범죄와 연관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수사에 혼선을 빚지 않도록 SNS에 글을 올리는 것은 자제하는 편이 좋다.

건강하고 행복한 SNS 사용을 위해서 그리고 우리의 소방관들이 SNS로 인해 소송과 같은 힘든 일에 휩싸이지 않도록 일선 소방서에서도 적극적인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건 |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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