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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암 환자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위로하며 완치의 희망을 그린 지 벌써 14년이다. 10여년 전 치료제가 없어 희망을 가질 수조차 없었던 때와 달리, 현재는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등 신장암치료제 발전이 크게 이뤄졌다.

실제 2017년 옵디보와 카보메틱스가 2차 치료제로 허가받았고 6년 전 허가가 난 인라이타는 올해 2차 약제로 급여가 되었다. 이렇게 2차 약제가 4가지로 늘어났지만 신장암치료제 개발 소식은 환자들에게는 희망고문이기도 하다.

여전히 1차 약제 중 하나, 2차 약제 중 하나로 급여 가능한 약제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즉 실질적인 치료환경은 제자리걸음인 것이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 문재인케어 비급여의 급여화 발표는 암환자에게 희망의 메시지였다. 암환자라면 비급여의 치료는 선택이 아닌 필수 요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암환자들이 느끼는 치료환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보험급여 등재제도는 진입관문이 높고 좁은 데다 진입로도 하나뿐이다. 또 환자 수가 많지 않은 암종은 우선순위에서 밀려 환자들의 약제 접근성이 제한되고 치료의 질은 떨어진다.

암환자들에게는 자신에게 맞는 약제를 찾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약제는 환자에게 생명연장의 의미이다. 정해진 급여 약제가 환자에게 맞지 않는다면 비급여 약제에서라도 찾아서 환자 본인에게 적합한 약을 찾아가는 필수과정을 지원해야 한다.

 지금의 급여제도로는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지속 여부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비급여 약제로 1년 이상 치료하고 있는 많은 환자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그들을 위한 지원은 거의 없다.

문재인케어가 환자를 위한 방향을 제시했다면 지금부터의 과제는 속도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이 완성되는 2022년까지 기다리기에는 암환자의 시간은 너무나 짧다. 정부가 병원비 걱정 없는 든든한 나라 실현을 약속한 만큼 그 초심을 잃지 않고 특히 4기 암환자에게 필요한 건강보험급여화 대책을 서둘러 정비해 암환자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해주기를 바란다.

<백진영 | 한국신장암환우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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