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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이 보유한 기술의 사업화에 성공한 ‘콜마BNH’가 ‘대박’ 신화를 썼다. 소속 과학자 17명이 주식매각액 165억원을 나눠갖게 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연구소 기업으로 출범한 콜마BNH의 코스닥 상장에 따른 기업 가치의 상승은 정부 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혁신 및 기술 사업화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출연연은 1960년대 국가주도 경제발전 시기에 경제·과학기술 분야 정책 지원 및 경쟁력 확보를 목적으로 설립되기 시작했다. 출연연은 국책연구 수행 외에도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따른 새로운 역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에 투입되는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우리 사회는 민간과 공공 분야 모두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새로운 도전과 혁신을 장려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여러 출연연이 기업의 사내 벤처 제도와 유사한 도전적 과제 발굴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과 연구소 기업 등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우리의 출연연은 여전히 도전을 꺼린다. 출연연은 안정적인 신분유지를 노리고 우수한 인재들이 치열하게 경쟁해 입사하는 곳이 된 지 오래다. 출연연의 ‘성과주의예산제도(PBS)’는 이미 ‘성공 판정’이 예정돼 있는 연구 과제만 수주하도록 종용한다.

출연연 본연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내 기업가 정신’이 강화되어야 한다. 기업가 정신은 창업에만 직결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창업은 기업가 정신이 발현되는 형태의 하나일 뿐이다. 기업가 정신은 모든 혁신 활동과 관련해 적용될 수 있다. 창업기업, 기존 기업, 출연연을 막론하고 조직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업가 정신이 발휘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사내 기업가 정신이라 할 수 있다.

출연연은 이러한 사내 기업가 정신의 내재화를 통해 기술 개발 단계의 연구를 넘어 국가기술기업의 산업화를 지원해야 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의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 바로 출연연이 나라의 과학기술과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길이다.

출연연은 국가의 발전을 위한 남다른 사명감과 진정한 도전 의식이 넘치는 인재가 일해야 하는 곳이다. 출연연 구성원들이 혁신과 도전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국민 세금의 낭비로 귀결될 것이다.

장지영 | 카이스트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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