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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춘의 ‘吾書吾談 (오서오담)’, 600×420㎝.


노래 만들기를 접고 가죽을 몇 년 잡았었다. 또 칼과 바늘과 실… 무념무상으로 가방을 만들었다.

그걸 접고 카메라를 잡았었다. 작은 사진전도 했었다. 또 몇 년.

그걸 또 접고 만난 게 붓이었다. 한문 공부를 한다고 펜글씨를 너무 하다가 손가락 뼈들에 무리가 와서 볼펜도 못 잡게 되어 붓을 잡게 되었다. 하여, 그 십 년 가까이에 붓 맛도 알게 되고 한시도 조금 알게 되고….

이제 붓은 쉬이 놓지 않을 것 같다. 난 ‘말하는 사람’이란 걸 이제서야 깨달은 것이다. 음악도, 사진도, 붓도 도구일 뿐이었다.

한데, 가죽 일도 누구에겐가 제대로 배운 바 없고, 사진도 그렇고 붓도 그렇다. 그저 조금 익숙해질 때까지 혼자 애쓰고 궁리했을 수밖에. 물론, 이야기도 그렇다. (어? 이야기는 누구에게서 배운단 말인가. 내 속에서 그저 줄줄 나오는데, 이리 허튼 소리들이…).

아무튼, 이제 시작한다.

붓으로 쓰는 노래, 내 이야기들.

<정태춘 싱어송라이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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