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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바심’은 조의 이삭을 떨어서 좁쌀을 만드는 일이다. 이게 ‘조바심’의 본디 뜻이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조바심’의 의미와는 많이 다르다. ‘조마조마하여 마음을 졸임. 또는 그렇게 졸이는 마음.’ 그렇다. 대부분 조바심을 이런 뜻으로 알고 쓴다.

일러스트_ 김상민 기자

세월이 변했다. 흔하디흔했던 것들이 지금은 많이 사라져가고 있다. 가꾸는 농작물도 마찬가지다. 오곡 중 하나인 조도 이젠 이 땅에서 보기 힘들어졌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조바심의 의미도 달라졌다. 아니 조바심의 본뜻에 새로운 뜻이 추가되었다.

‘조바심’은 ‘조’와 ‘바심’이 결합해 만들어진 말이다. ‘조’는 알겠는데 ‘바심’이란 말은 많이 낯설다. ‘바심’은 요즘 잘 쓰이지 않지만 ‘타작’을 뜻하는 우리말이다. 즉 조의 이삭을 떨어서 낟알을 거두어들이는 것을 ‘바심’이라고 한다. 따라서 ‘조바심’은 글자 그대로 ‘조를 타작한다’는 의미다.

한데 조는 꼬투리가 질겨서 이삭을 떨어내기가 만만찮다. 너무 세게 떨어내면 이삭이 엉뚱한 곳으로 달아나 수확을 망칠 수도 있다. 하여 다른 농작물에 비해 조를 타작할 때는 힘이 더 들 뿐만 아니라 이삭도 잘 떨어지지 않아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다. 해서 원하는 대로 일이 되지 않으면 어쩌나 하며 걱정을 하게 된다. 여기서 ‘조마조마하여 마음을 졸인다’란 두 번째 의미가 생겨났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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