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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3일 내년도 초등학교 교사를 올해의 8분의 1 수준만 채용하겠다고 발표하자 논란이 뜨겁다. 전국의 교육대 학생 등은 “예고 없이 나온 사상 최악의 교원 임용 절벽 사태”라며 반발했다. 반면 누리꾼 일부는 교대생들의 “교대 특권주의”라고 맞받았다.

교육부가 초등 교원 감축 계획을 밝히면서 제시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저출산으로 초등학생 수가 크게 줄었고, 서울에서만 1000여명이 초등 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발령받지 못하는 등 ‘임용 적체’ 현상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초등교사를 준비 중이던 교대생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정부가 주먹구구식으로 선발인원을 유지하다가 한계에 이르자 학생들에게 피해를 떠넘겼다”고 했다. 누리꾼들 일부도 “지난해 800명 가까이 뽑았는데 100명으로 아무 예고 없이 갑자기 줄이는 건 너무했다. 임용고시 준비하던 교대생 입장에서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인 게 맞다”(트위터 아이디 beb****)고 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서울교대 학생들이 “초등교원을 양성하는 특수한 목적을 위해 국가가 설립한 대학인데 적어도 졸업생만큼의 선발 인원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놓고 ‘교대 특권주의’라는 비판이 거세게 나왔다. 현행 법률상으론 전국의 교대와 초등교육과가 있는 일부 대학을 졸업해야만 임용고시를 볼 수 있게 돼 있다. 한 누리꾼은 “교대는 초등교사 임용 ‘시험자격’을 주는 곳이지 초등교사 임용을 보장해주는 곳이 아니다”(아이디 lov****)라고 지적했다. “서울이나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으로 가서 교사를 하면 되지 않느냐”는 반박도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한 교대생이 쓴 것으로 추정된 “솔직히 죽어도 시골은 (가기) 싫다”는 글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자 SNS상에는 ‘교대X’이라는 욕설 글이 오가며 감정싸움 양상으로 번졌다.

이를 두고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선 “서울·경기에 자꾸 몰리고 지역으로 안 가려고 하니, ‘교사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결국 아이들의 교육 불평등으로 연결될까봐 씁쓸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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