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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근형기자 ssun@kyunghyang.com

ㆍ진보가 본 보수의 문제

진보 진영 지식인들이 꼽은 보수 세력 소통 방식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부족’이다. 보수 진영이 ‘강자 논리’로만 무장한 채 기득 세력의 특권을 유지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을 뿐 장애인·노동자·빈곤층 등 취약 계층을 포용해 ‘더불어 사는 삶’을 실현하기 위한 소통은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정치학)는 “가장 큰 문제는 인간에 대한 예의가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보수 세력 자신들의 기득권 수호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지만 사회적 약자들은 철저히 배제하는 방식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한 마디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나 약자에 대한 온정주의는 보수 진영의 소통 방식에서 찾기 힘들다”고 밝혔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학)도 “상속·증여세 폐지 등을 강조하는 부유층의 주장은 결국 자신들만 살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한국 사회에서 다수는 ‘사회적 약자’인데 다수의 목소리에는 귀를 막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상진 서울대 교수(사회학)는 “빈곤층 등 소외계층도 자유롭고 평등한 시민으로서 일정한 권리를 향유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적 가치”라며 “보수 세력의 ‘이기주의’는 그들이 그토록 강조하는 ‘자유민주주의 수호’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낙인찍기’ ‘진정성 부족’ 등도 보수 진영 소통 방식의 맹점으로 지적됐다. 우문숙 민주노총 대외협력국장은 “보수 세력은 자신들의 생각과 다른 견해에 대해서는 ‘빨갱이’로 몰아 사회적 낙인을 찍고 국가보안법을 동원해 처벌하려 든다”며 “일상의 공포를 제도화하려는 보수 세력이 과연 어떻게 대중과 소통이 가능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한만중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뻥튀기 해프닝’에서 알 수 있듯이 보수세력은 국민과의 소통을 일종의 이벤트로 여기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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