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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솔기자 taiyang@kyunghyang.com



ㆍ보수의 보수 비판 이상돈 인터뷰

보수논객 이상돈 중앙대 교수(법학)는 15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한국의 보수는 원칙, 도덕성, 그리고 일관성을 잃어버려 국민들과 소통을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1995년 이후 조선일보 비상임논설위원을 지냈으며 국가보안법과 사립학교법 개정 시도 등 참여정부의 주요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었다. 현 정권 들어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과의 소통을 무시한 채 일방통행식으로 정책을 추진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보수논객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지난 15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한국의 보수는 원칙, 도덕성, 그리고 일관성을 잃어버려 국민들과 소통할 수 없게 되었고, 이명박 대통령은 소통을 무시한 채 일방통행식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민기자



이 교수는 “보수정권이 탄생했다고 하지만 현 정권이 보수로서 엄청난 모순을 초래하면서 보수는 오히려 국민 대다수로부터 버림받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는 “참여정부의 수도 이전과 혁신도시 건설이 무모한 토목공사라고 비판했던 보수 경제학자들이 대운하와 4대강사업에 침묵하고, 위장전입과 논문표절을 이유로 총리와 장관 후보자를 낙마시켰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그보다 열배 백배 하자가 많은 현 정권의 고위 공직자를 옹호하는 한 보수가 ‘소통’을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 ‘비리백화점’이라는 의혹을 받고 자진사퇴한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해 “후보로 거론될 수도 없는 사람을 지명했던 것”이라며 “현 정권은 끼리끼리의 집단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보수에게는 원칙과 도덕성, 그리고 일관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이라고 말했다. ‘시대의 흐름’을 따르는 진보에 비해 ‘항구적 가치’를 존중하는 보수는 도덕적 원칙을 더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정서에 호소하는 진보는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이성에 호소하는 보수는 ‘철(鐵)의 얼굴’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도덕성에 근거해 자신의 아젠다를 더 쉽게 설명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김대중-노무현 정권 동안 보수는 야인의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며 국민과의 소통에 성공했지만 우리나라의 보수는 도덕과 윤리 측면에서 본질적 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랫동안 권위주의적 정부와 정경유착의 그림자 속에서 안주해왔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한나라당에 대해 “사실상 정치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한나라당이 청와대에 예속돼 있다는 비판이 많다”고 말했다. 보수언론에 대해서는 “참여정부의 수도 이전에는 반대했지만 현 정권의 대운하 공약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었다”며 “항상 권력을 비판하는 것이 언론의 본령”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뉴라이트는 정권에 편승해 있고 ‘가스통 시위’를 하는 세력은 보수와는 구분되어야 한다”며 “보수를 표방하는 시민단체들의 대표성도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렇게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다”며 “독재정권은 국민들을 강제로 따라오게 해야 하는데 현 정권은 국민을 무시하고 혼자 가므로 ‘독주정권’이라고 부르는 것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러나 “시청 앞 대규모집회 단순 참가자들을 실정법으로 처벌한다든지 에 대해 형사적으로 접근한 것은 치사한 법치주의”라고 지적했다. 정치적으로 해결할 문제를 사법적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는 “4공, 5공보다 인권이 중시된다고 지금이 괜찮은 것은 아니다”라며 “사회 발전에 따라 예전에 문제되지 않던 것들도 지금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국 보수가 살 길’로 보수 정치세력의 재편을 주문했다. 그는 “보수를 지지하는 30% 정도의 국민이 보수 정치세력의 주축으로 서야 정권재창출을 바라볼 수 있다”며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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