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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찬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ㆍ“약자의 연대·강자와 협상…소통엔 토론만한 게 없죠”


바른 토론 문화의 정착을 위해 1993년 ‘원탁토론 아카데미’를 설립한 강치원 강원대 교수(사학과·사진)는 학업 성취도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토론능력인증제’의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토론능력인증제’란 원탁 토론 방식으로 10명이 토론해 3명을 뽑고, 여기서 뽑힌 사람들이 다시 토론을 해 등급을 올리는 방식이다. 그는 토론인증제가 “주관식으로 평가하면서 객관식을 담보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예수, 공자, 소크라테스 등 옛 성인은 말을 잘했습니다. 답안 고르기로 학생을 평가하는 우리나라의 방식은 틀렸습니다. 교사가 아니라 문제은행이 학생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학업성취도를 측정하는 데 일제고사는 적절한 방식이 아닙니다.”


강 교수는 조선시대의 과거제도 역시 글을 통한 토론이었다고 한다. 우리에게도 우수한 토론의 역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남북의 이념적 대치, ‘빨리빨리 문화’가 토론 문화의 성숙을 가로막았다. ‘이적 행위’라고 낙인찍는 순간 더 이상의 토론은 없었고, 빠른 정답을 내놓아야 하는 경제 발전 과정에서 여유있는 토론이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의 선거방송 토론은 “토론을 가장한 연설”로서 재미없는 토론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토론은 약자의 연대, 강자와의 협상을 위한 것입니다. 소통의 공간을 만드는 데는 토론만한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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