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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대담 어땠나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진보-보수 정치인 간 실험소통 대담의 파트너로 한나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정두언 의원을 추천했다. 정 의원은 “평소 무척 좋아하고, 배울 점이 많은 분”이라며 흔쾌히 수락, 대담이 성사됐다. 대담은 지난 19일 오후 경향신문 인터뷰실에서 1시간40분가량 진행됐다.


대담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의 의미로 시작됐다. 노 대표는 김대중 정부의 남북 평화협력을 평가하면서 곧바로 이명박 정부의 남북간 불통 문제를 거론하며 공격에 들어갔다. “(여러 현안에서) 주로 노 대표가 공격하는 쪽이 되겠다”는 진행자의 말에 정 의원은 웃으며 “나도 공격할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노 대표가 주로 먼저 문제를 제기하고, 정 의원이 해명·반박하는 식으로 이어졌다.


정 의원은 대담 중 수차례 “노 대표는 상대의 다름을 인정하고 실천하는 분” “진취적이고 리버럴해 좋아한다”는 덕담을 건넸다. 노 대표는 정 의원에 대한 호감을 직설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국민소통위원장을 맡고 나서 용감하게 다음 아고라 사이트에 가서 대화를 시도한 건 굉장히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등 정 의원의 구체적인 소통 노력·태도를 긍정·존중하는 말로 화답했다.

두 사람은 쟁점에서도 말꼬리를 자르는 법 없이 “왜 그런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설명을 해드려도 되겠냐”며 대화를 이어갔다. 노 대표는 특유의 느릿하면서도 비유를 들어 정곡을 찌르는 어법을 구사했다. 정 의원은 “노 대표가 이야기를 워낙 잘하셔서 듣다보면 후딱 넘어간다”면서도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후딱 넘어가는’ 법 없이 대립각을 분명히 세웠다.


두 사람은 이념 편향, 신자유주의 문제, 정당 구조 문제 등에서는 여러 사안에서 공감대를 이루었다. 노 대표는 정 의원의 “신자유주의에 제국주의적 측면도 있다”는 말에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다행”이라고 답했다. 정 의원은 “민노당에서 장관도 나오고, 언젠가 집권도 했으면 좋겠다”고 하자, 노 대표는 웃으며 ‘진보신당’이라고 바로잡기도 했다.


하지만 노조 역할, 용산참사 문제에서는 입장차가 뚜렷했다. 정 의원은 특히 “노동시장 유연성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내보였다.

정 의원은 대담을 마무리하며 “노 대표를 만나면 배우는 게 많아서 나왔다. 이나마 버틴 게 배운 것”이라며 웃었다. 노 대표는 “(정 의원이) 한나라당에서 가장 소통 잘하고, 개방적이고, 문화 예술에 조예가 깊다. 저도 배운 게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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