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시대를 살면서 지금까지 두 번 놀랐다. 한 번은 20년 전의 네이버 지식인. 그리고 요즘의 유튜브. 어느덧 네이버 시대는 저물고 이제는 ‘유튜브 시대’라는 얘기는 심심찮게 들었지만 이제야 그걸 제대로 실감하는 중이다. 우연히 유튜브로 ‘씽씽’을 본 것이 일주일 전. 놀라워라. 한창 때의 글램록을 연상시키는 여장 남자 둘과 여성 보컬이 분명 타령조의 민요를 부르고 있었다. 내 눈과 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신세계를 만난 듯 좋아했다. 우리나라 민요가 이렇게 펑키하고 사이키델릭하게 들릴 수 있다니…. 우리 민요가 해학과 정제미마저 갖춘 ‘솔 음악’ 혹은 월드뮤직으로 업그레이드가 된 느낌이었다. 이름하여 민요록 밴드 씽씽(Ssing Ssing)이라 불리는 6인조 밴드였는데, 유튜브에 씽씽이라고 치면..
이른바 ‘드루킹 댓글조작’ 사실이 드러나면서 네이버가 도마에 올랐다. 2004년 뉴스에 댓글 기능을 도입하면서 내걸었던 쌍방향 소통 취지는 온데간데없고 여론을 왜곡·조작하는 행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것에 대해 근본 책임을 물으라는 엄중한 질책이다. 네이버를 통한 댓글 여론조작은 해묵은 과제이다. 네이버는 문제가 드러나면 댓글 정렬 방식을 바꾸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땜질 처방에 불과했다. 공감순, 공감비율순, 최신순, 과거순 등으로 배치하고 남성과 여성 혹은 특정 연령대별로 통계화한 현재의 방식에서도 조작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댓글조작에 사용될 아이디가 헐값에 거래되고, 댓글조작 브로커들은 혼자서 댓글 수천개를 다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한다. 소수가 댓글을 달아 다수의 여론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식은 ..
네이버 뉴스 편집 재배치로 인해 검색 등 네이버 서비스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는 사실상 거의 무너졌다. 네이버가 지금의 네이버로 자리 잡게 된 것은 이해진 창업자와 직원들의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만이 아니다. 아무런 보수도 받지 않고 네트워크에 기여한 수백만명의 사용자에게서 비롯된 것이다. 네이버 성장의 견인차가 된 지식인 서비스 역시 누리꾼들 덕분이었다. 그럼에도 네이버는 기득권이 되면 한순간에 권력과 재벌의 편이 되어 동업자의식을 갖는 우리 사회 추악한 일면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그들을 키워준 국민과 누리꾼들을 배신한 것이다. 게다가 기사 재배치 조작이 스포츠에 한정됐다고 말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작태다. 왜 우리는 네이버의 기사 재배치에 이토록 분개하는가. 네이버는 대한민국의 생각과 인식..
30일과 31일 열린 국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는 ‘네이버 국감’이라고 할 정도로 네이버에 집중됐다. 국감에 삼성과 엘지 등 대기업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나섰으나 질의는 네이버에 쏠렸다. 네이버가 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될 정도로 커진 데다 뉴스조작 사건, 우월적 지위 남용, 골목상권 침해 등 현안이 적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은둔의 경영자’로 알려진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전 이사회의장(현 글로벌투자책임자)이 출석함에 따라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국감 증언대에 선 이 창업자의 답변은 시민들의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극명하게 드러낸 것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청탁을 받고 기사를 빼준 사건에 대한 대책이다. 그는 국감에서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사과드린다”고 말..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검색시장 1위 업체인 네이버의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보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유럽연합(EU)이 불공정 거래 혐의로 구글에 과징금을 부과하자 국내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는지 확인에 나섰다. 구글은 검색시장에서의 지배력을 이용해 쇼핑 서비스에서 부당 이익을 얻고 경쟁업체 권리를 침해한 혐의로 24억2000만유로(약 3조1500억원)의 과징금을 내야 한다. 네이버는 PC·모바일 검색시장에서도 압도적인 점유율로 국내에서는 어떤 포털도 넘볼 수 없는 독보적 지위를 구축하고 있다.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면 광고비를 낸 사이트부터 첫 화면에 등장하고 광고비를 내지 않은 사이트는 노출되기 어렵다는 사실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특히 모바일에서의 지배력 남용은 심각하다. 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