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CBS방송, 워싱턴포스트 신문과의 연쇄 인터뷰를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 접근방안을 비교적 소상히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고, 먼저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하고, 이어 완전한 핵폐기를 이루는 단계적 방식을 제시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과거 여러 차례 거론한 바 있어 새로울 게 없지만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방침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북핵을 평화적으로 풀지 못하고 대규모 파괴와 인명 희생을 전제로 한다면 의미가 없다. 또한 제재·압박에 대화를 병행하는 문 대통령의 구상이 실현될 경우 북핵 해법에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다. 문 대통령의 대북 방안 공개는 다음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한·미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것이다. 미국 ..
북한 노동신문이 남북관계 대전환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논설을 게재했다. 노동신문은 남한 측에도 남북관계 개선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북한 노동당의 기관지로서 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노동신문이 논설을 통해 출범 한 달이 안된 문재인 정부를 향해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를 밝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노동신문은 어제 ‘유일한 타개책은 북남관계 개선에 있다’는 제목의 논설을 통해 “우리는 북남관계에서의 대전환, 대변혁을 이룩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6·15 공동선언 발표 이후 북남관계는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관계로 확고히 전환되었다”고 덧붙였다. 노동신문 논설은 최근 통일부가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한 민간단체의 대북접촉을 승인한 것에 대한 북측의 마중물 성격도 있다. 통일부가 어제 ..
세상이 바뀌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 정권교체도, 정권붕괴도, 침략도 하지 않고 체제를 보장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미국을 믿어달라”고도 했다. 외교언어치곤 거칠지만 진정성은 묻어난다. 그는 지난 3일 국무부 직원 강연에서도 같은 말을 했다. 틸러슨의 발언은 정확히 북한의 흉중을 꿰뚫는다. 김정은 정권의 제1목표는 체제 생존이다. 핵개발도 미국의 안보 위협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고 북한은 주장해왔다. 그런데 미국이 체제 보장을 공개 약속했다. 북한의 핵개발 명분과 논리는 거대한 모순에 직면하게 됐다. 이렇게 선명한 반전도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처음에는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며 대북 선제타격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한반도는 전쟁위기설로 설설 끓..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대해 “어떤 조건이 되면 관여로 평화를 만들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미특사인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과 접견한 자리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과 관련해 ‘평화’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최근 미국 고위 당국자들의 유연한 대북 태도와 맥을 같이한다. 북한 핵실험 중단 시 대화 용의가 있다는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나 북한 붕괴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발언이 그것이다. 북한의 태도에 따라 대북 압박 기조를 대화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얘기다. 대화 조건을 비핵화 약속에서 핵실험 동결로 문턱을 낮춘 것도 변화다. 북한의 핵능력이 완성단계에 이른 것을 감안한 현실적 조치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의 달라진 북핵..
북한의 미사일 도발의 파장이 거세다. 갓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 주는 타격이 적지 않다. 문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 대해 제재와 대화의 병행 노력을 공언해왔지만 북한은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탄도미사일로 도발했다. 대화의지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문 대통령의 대북 문제 정책적 공간과 운신의 폭이 상당히 좁아질 수밖에 없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미국 본토를 실질적으로 위협하는 수준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미국 본토와 태평양 작전지대가 타격권에 들어왔다”고 공언했다. 이를 액면 그대로 믿을 순 없지만 이대로 간다면 조만간 현실이 될 수 있다. 북핵이 미국 본토를 위협하게 되면 이는 한반도를 둘러싼 전략적 지형이 근본적으로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상황이 오기 전에 대책이 필요하다. 북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은 소리만 요란했다. 북핵 공동대응책은 나오지 않았다. 미국은 이번에도 중국역할론에 매달렸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이 안 나서면 미국이 독자적 방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이 맘먹고 나서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는 식이다. 오래된 궁금증, 중국이 적극 행동하면 북핵 문제가 풀릴 수 있나. 사실 검증(팩트 체크)이 필요하다. 예컨대 중국이 북한행 석유파이프를 잠그면 북한이 핵을 포기할까. 아닐 것이다. 핵과 체제를 동일시하는 북한이 체제와 연료 중 뭘 선택할지는 물어볼 필요도 없다. 그에 앞서 중국은 석유파이프를 잠그는 데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라는 전략적 자산을 잃는 것을 감수할 이유가 없을 테니까 말이다. 중국역할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은 북핵 문제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두 정상은 북핵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의 충실한 이행에 뜻을 같이했지만 가시적인 해법은 도출하지 못했다. 북핵 위기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데도 단순한 상황관리에만 치중하는 중국과, 중국 역할론에만 몰두하는 미국의 태도가 실망스럽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중국이 북핵 해결에 협력하면 좋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우리는 독자적인 방도를 마련할 것이고, 마련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의 평화적 해결을 추구한다면서도 북한의 태도변화가 없다면 대화는 없다고 못 박았다. 미국은 회담 전에도 독자 대응 의사를 밝혔지만 이번에는 화학무기를 사용한 시리아를 미사일로..
북한이 어제 서해 동창리에서 동해 쪽으로 중거리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4발을 동시에 발사했다. 지난달 ‘북극성 2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22일 만이다. 이는 한반도 및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위협이자 유엔 안보리 결의의 중대 위반이다. 지역 평화를 깨뜨리고 국제규범을 거듭 파괴하는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저울질하고 있는 민감한 시기에 보란 듯이 이뤄졌다.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은 대북정책을 재검토하면서 대북 선제타격, 대중국 세컨더리 보이콧과 함께 한국에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하나가 한반도의 운명과 직결되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