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이 신당 창당을 접고 민주당과 합쳐 새로운 정당을 만들기로 함에 따라 6·4 지방선거 판세가 급물결을 타고 있다. 안 의원이 100년 정당이라면서 호기있게 추진하던 ‘새정치연합’은 발기 선언을 하자마자 깃발을 내렸으니, 싱겁고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안 의원이 이와 같은 결정을 하게 된 동기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창당은 돈도 제법 많이 드는 작업인데 도와주는 사람도 없었을 것이고, 당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 출마하려고 줄을 서지도 않았다. 모이는 사람은 많았지만, 좋은 사람은 별로 없어 이 사람 저 사람 만나 입당을 부탁하는 것이 그간의 모습이었다. 신당을 만들어 선거에 참여한들 새누리당에 좋은 일만 할 것임이 분명해 혹시 민주당을 주적(主敵)으로 상정하고 탈레반 전술을 쓰는 것 아..
6월 지방선거가 조기에 과열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변수는 ‘새 정치’를 내건 안철수 신당이다. 신당의 폭발력이 얼마나 되며, 그것이 새누리당을 향하는지 아니면 민주당을 향하는지에 따라 향후 정국은 큰 영향을 받게 된다. 과거에 있었던 제3당과 달리 지역에 기반을 두지 않은 안철수 신당에 지방선거는 유리한 지형이 아니다.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게 마련인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바람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안철수 의원이 말하는 ‘새 정치’가 내용이 없다고 하지만, ‘새 정치’가 무엇인지는 대체로 답이 나와 있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매우 유사한 정치쇄신 공약을 내걸었다. 두 후보는 또한 강도 높은 검찰개혁안을 내걸었다. 이 같은 ..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지 1년이 되어간다. 이명박 정부 5년이 지긋지긋했던 사람들은 누가 해도 그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을 것이다. 2012년 한 해 동안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서 총선과 대선을 치른 필자가 가졌던 기대는 그것 이상이었다. 나는 박 대통령이 노무현·이명박 정권 10년 동안 극심했던 우리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면서 이 시대에 필요한 개혁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박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도 박근혜 정부는 적어도 독선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소통’과 ‘대화’라는 시리즈를 통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진영논리와 불통을 치유해보려 했던 경향신문도 그런 기대를 가졌을 것이다. 2011년 11월, 박 대통령은 김호기 교수와 필자가 진행한 ‘대화’ 시리즈에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