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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순서로 존 레넌과 링고 스타, 폴 매카트니, 그리고 조지 해리슨. 런던에 있는 애비 로드(Abbey Road) 횡단보도를 걷는 앨범 재킷 사진을 한 번쯤 봤을 게다. 이 거리는 나도 딱 한 번 방문. 마침 지나는 행인에게 사진을 부탁했는데, 직업 사진가라며 솜씨 발휘. 아주 잘 찍어주었는데 보통 자기 낯짝이 담긴 사진을 어디다 전시하랴. 외장 하드 어디에 틀어박혔는지 찾을 길도 막막해. 동명의 음반은 근처 음반사에서 녹음되었고, 조지 해리슨의 저 유명한 대표곡 ‘섬싱’이 여기 실려 있다. 면사무소 옆 초등학교엔 횡단보도가 있는데 느림보 거북이 되어 차들이 지나가고, 아이들은 군것질하러 마트로 달려간다. 멀찍이서 엄마 아빠가 하교하는 아이들을 기다리곤 한다. 면 단위에 학교가 남아 있는 게 신기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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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스, 퀸, 핑크 플로이드, 레드 제플린, 이글스 그리고 혓바닥을 내놓고 활보하는 키스. 우리나라는 들국화가 그렇고 죄다 4인조 밴드. 송골매는 5인조였는데, 요새 같으면 5인 집합금지, 배철수 아저씨가 나오시든지 한 명 빼야 쓰겠다. 예수는 열두 제자뿐만 아니고 여성 제자들까지 합하면 대가족. 천지사방을 뭉쳐서 유랑했다지. 주로 들길과 산길, 눈에 띄지 않게 게릴라처럼 이동했었다. 북인도의 석존은 제자단에 명하여 전원 삭발. 이마로 강력한 햇빛을 반사. 눈부셔 숫자를 셀 수 없게 하신 듯. “네잎 크로바 찾으려고 꽃수풀 잔디에서 해가는 줄 몰랐네. 당신에게 드리고픈 네잎 크로바. 사랑의 선물 희망의 푸른 꿈. 당신의 행운을, 당신의 충성을 바치려고 하는 맘. 네잎 크로바 찾으려고 헤매는 마음.” 옛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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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이 피니 마당이 환해지네. 꽃가게에 가보라. 봄꽃 싱그러운 식물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꽃이 집을 꽉 차게 만들리라. 한 스승이 있었는데 제자들에게 이 방을 한번 가득하게 채워보라 명했다. 첫째 제자는 오리털 잠바를 뜯어 깃털을 쏟았는데 방을 채우진 못함. 둘째 제자는 지푸라기 한 짐을 지고 와설랑 펼쳤으나 마찬가지 방을 못 채웠다. 셋째 제자는 양초 한 개와 꽃다발을 들고 오더니 빛과 향으로 방을 가득 채움. 스승은 기뻐 웃으며 그 방의 열쇠를 셋째에게 안겨주었단다. 천주교 황창연 신부는 훈훈한 인생을 살려면 몇 가지를 유념하라더군. “운동해라. 감사해라.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사귀라. 텔레비전을 거실에서 치워라. 공부해라. 웃어라. 자신에게 잘 대해 주어라.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라. 외로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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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하 시인은 과거 내가 책을 낼 때 모출판사의 편집주간으로 종종 얼굴을 뵙곤 했었다. 최근 무려 22년 만에 낸 시집 을 읽다 옛 생각에 젖는다. 내 기억이 맞는지 모르지만, 시의 현장에 나도 있었던 듯. “40대 중반 서교동 골목길의 교통사고와 50대 초반 합정동 골목길의 백색테러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반품된 후 모든 게 허망해지고 오랫동안 애써 부정하고 망각했던 고문의 악몽마저 되살아나 날마다 피가 하늘로 올라간다.”(버킷리스트) 우리는 흘린 피를 닦아주면서 길을 걸었고 또 집으로 돌아들 간다. 시인이 애써 살아온 세월의 모든 굴곡들이 글로 쏟아져 내리는 건 그나마 씻김과 해원의 은총이겠다. 가수 하덕규씨와 기타리스트 함춘호씨가 함께한 ‘시인과 촌장’에서 시인은 글쟁이 시인이 아니라 시민을 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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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사람들은 개그 재능이 남다르다. 가 문을 내린 이유가 정치인들 때문만일까. 백세 즈음 되시는 분들 뵈면 유머감각이 탁월하셔. 웃음은 장수 비결. 백세가 낼모레인 분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이 하나 있지. 다름 아니라 “백세까지 사십시오잉”. 당사자 목표를 물어보고 해야 할 소리겠다. “어떻게 이렇게 장수하신 건가요?” “안 죽응께 오래 살재. 말이라고 물어?” 첫 번째 깨갱하게 된다. “오래 사시다보면 꼴보기 싫은 인간들도 참 많으셨을 텐데요.” “암 그랬재. 그라등가 말든가 냅 둬부렀재. 그라자 차차 한나둘씩 죽어불듬마. 막상 떼(잔디) 덮고 돌아누웠당께 웬수라도 짠하듬마.” 두번째 깨갱. 깊이 잠 못 이루는 걸 가리켜 노루잠, 토끼잠, 괭이잠, 벼룩잠 이렇게 부른다던데, 장수하시는 분들 보면 그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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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사람들은 아기를 낳은 뒤 엄마 품에 바로 안기지 않고 밀짚 바구니에 담아둔단다. 울 때까지 내버려두는 건데, 살고 싶은 맘이 생길 때 운다고…. 또 고산지대라 공기가 많지 않으니 울도록 두는 게 폐를 튼튼하게 만드는 방법. 떼쓴다고 해서 젖을 물리지 않고, 기진맥진 풀이 죽어야 젖을 물린다. 그러면 호흡이 가쁠 만큼 힘차게 젖을 빠는데, 눈물 콧물도 같이 먹는다. 티베트엔 털이 보송보송한 흰소가 있다. 눈처럼 하얀 털을 바람에 날리며 인가 곁에 머물면서 워워 경을 읊는다. 우이독경이라지만 티베트 흰소는 뭔가 다르다. 곰빠 사원의 고승들이 뿔 나팔을 불고 굴뚝에 연기가 피어오를 때, 흰소들도 아기의 탄생을 축하하며 하얀 입김을 뿜어댄다. 흰소에 바구니를 매달아 아기를 잠재우기도 한다. 지축이 흔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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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이 책상에 곯아떨어져 자자 부장이 책상을 내리쳤는데, 졸다가 벌떡 일어나서 한다는 말. “부장님이 제 집엘 다 찾아오시고, 어쩐 일이시랍니까?” 요전날 오전 약속을 깜빡. 부랴부랴 물티슈로 세수를 해가며 차를 몰았다. 약속을 메모해두지 않으면 깜빡깜빡 놓치는 경우가 생긴다. 오늘은 한 대학교의 요청에 비대면 강의를 만들고 있는데, 날을 까먹어서 실수로 알림을 했다. 그러나 약속은 오늘이 아니라 내일. 하루를 벌게 되어 실수라도 즐거운 실수가 되었다. 중동지방 속담에 “낙타에게는 더 가벼운 짐보다 더 듬직한 발목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듬직한 어깨, 초롱한 눈빛과 야무진 마음가짐으로 난관과 실수를 이겨내야 하겠다. ‘실수’ 얘길 하니까 문득 생각나는 이가 있다. 성악가 파바로티다. 아버진 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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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도 한숨도 나 혼자 씹어 삼키며 밤거리에 뒷골목을 누비고 다녀도, 사랑만은 단 하나에 목숨을 걸었다. 거리의 자식이라 욕하지 말라.” 최희준의 ‘맨발의 청춘’을 부르면서 싸돌아다닐 때가 좋았다. 이젠 밤늦게 돌아다닐 데도 어디 없다. 광화문에 탱크가 경비를 서던 통금 시대도 아닌데 이게 뭔 난리통인지. 애달픈 식당들 일찍 문을 닫는 통에 집에서 라면이나 삶아 먹어야 한다. 곰삭은 김장김치에 라면도 맛이 없지는 않으나 내가 해서 먹는 것보다는 남이, 그것도 ‘요리 마스터’가 해 줘야 배로 맛나겠지. 아베 야로의 만화 은 책으로 봐야 오지고 재밌다. 심야식당 주인, 일명 ‘마스터’는 거리의 자식들을 먹여 살린다. 책에 나오는 문어 모양 비엔나소시지. 재미있어서 가끔 캔맥주 한 통 들고 안주 삼아 만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