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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줘잉은 중국의 저명한 편집자로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몇 가지’를 따복따복 정리했다. 예를 들자면 악기 하나 배워보기,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부하기, 매일 15분씩 책 읽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기부하기,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요리하기, 자신에게 상장 수여식, 부모님 발 닦아 드리기, 동물 친구랑 사귀기, 고향을 찾아 가보기, 추억이 담긴 물건 간직하기, 큰소리로 사랑한다고 외치기, 자서전 쓰기, 혼자서 여행을 떠나보기, 낯선 사람에게 말 걸어보기, 동창 모임에 찾아가기, 나무 한 그루 심기, 용서하고 용서받기, 약속을 꼭 지키기, 매일 건강에 투자하기, 먼 곳에 사는 친구를 사귀어보기 등등. 여기서 매일 15분씩만 책을 읽으면 한 해에 30권쯤 책을 읽게 된다고 한다. 기독교 책이라면 구약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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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호구라 한다. 호구 하나를 골라 예술적으로다가 잘 발라먹는 걸 ‘호구 아트’라 하겠다. 판타지 소설 엔 마법학교 ‘호그와트’가 등장한다. 호그는 수퇘지란 뜻이고 와트는 사마귀란 뜻. 왜 이걸 합쳐 부르는지는 소설가 조앤 롤링이 아니니만큼 난 모르겠다. 암튼 호그와트엔 마법사 지망생들이 수백명 집단 기숙 생활. 요새 문제가 된 미인가 국제학교처럼 어린 학생들이 바글바글. 마법의 주문 영어를 샬라쿵 내뱉더니 급기야 아메리카 유학생이 되는 이적을 일으키면 학부모의 바람은 할렐루야 아멘이 되는 건가. 해외에 있어야 할 선교사들이 국내에 주로 지내며 호구를 물색한다. 호구가 호구인지도 모르게 하는 게 이 마법학교의 기술력이겠다. 다행히 겨울비가 내려쌓더니 눈과 얼음이 사라지고 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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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담배를 태우는 분들은 멸종 위기의 불을 뿜는 용가리. 굴뚝 연기에 담배 연기도 섞여서 솔솔. 쿠바에 가보면 담배를 문 혁명가들이 벽보를 가득 채우고 있더라. 한번은 아바나 호텔에서 잠깐 봤는데, 텔레비전에 등장한 군복 입은 피델 카스트로가 담배를 태우면서 일장 연설. 금연 시대에 신기할 따름이었다. 담배에 얽힌 농담을 하나 들려주지. 인생이 괴로운 한 사나이가 있었지. 담배 연기를 위로 뿜으면서 “허어. 하늘도 무심하시지. 너무하네 너무해” 푸념. 그러다 담배 연기를 아래로 뿜으며 “귀신은 뭘 하나. 저런 놈들 아직도 안 데려가고”. 담배를 들이마시더니 “에구. 차라리 내가 죽을란다”. 그러다가 담배를 앞으로 훅~ 뿜더니 “아니야. 너 죽고 나 죽자잉”. 상하좌우, 담배로 긋는 성호도 아니고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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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록밴드 ‘들국화’ 공연을 보러 갔었다. ‘제발’이란 노랠 정말 좋아하는데, ‘제발 숨막혀~’ 하면 진짜 숨이 멎는 느낌. 고인이 된 주찬권 아저씨 드럼 소리와 함께 번지던 노래는 앨범 발매 직후였을까, 학창 시절 YWCA 강당에서도 한 번 만났었지. 팬심은 ‘아미’ 못지않다. “난 네가 바라듯 완전하지 못해. 한낱 외로운 사람일 뿐야”라는 고백은 진솔하다. 곡을 만든 최성원은 당시 숨죽이게 했던 군부독재를 비판한 노랫말이라고도 했다. 곡이 수록된 2집은 겨울 풍경이 자욱하다. 노래 ‘1960년 겨울’엔 동요 가락도 담겨 있지. “밖에는 눈. 눈이 오네. 조용히 마당으로 흰 눈이 내리네. 밖에는 눈. 눈이 오네… 한겨울에 밀짚모자 꼬마 눈사람. 눈썹이 우습구나. 코도 삐뚤고 거울을 보여줄까, 꼬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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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그렇지만 나이키가 유행이었다. 믿거나 말거나 스님들도 흰 고무신에 유성펜으로 나이키를 그려서 신고 다녔다. 나이키가 나오자 짜가 짝퉁 나이스가 뒤따라 나왔다. 변비에 고생인 할아버지는 변소에 앉아 신문을 죄다 읽는데 할매가 두드리면 “나 있수”. 나이키와 나이스, 아니 나 있수가 점령한 세계였다. 요샌 단어가 잘 안 떠올라 발전기까지 돌려도 무리. 일본에 여행을 가면 자주 듣는 말 무리 데스렷다. 캠핑복으로 인기인 파타고니아 상표가 생각 안 나고 파푸아뉴기니가 난데없이 쓩. 아 이건 더 어려운 말인데 떠올라. 생일 선물로 멀리서 파타고니아 털옷을 한 벌 보내왔는데, 거기 “바보들을 투표로 몰아내라(Vote the assholes out)”고 써 있네. 기업들의 슬로건을 믿지 않지만 이건 참 뜻밖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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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인종들이나 밥맛 잃었을 때 “에잇 살맛이 안 나네” 그런다고 한다. 에잉. 식인종들은 ‘산채 비빔밥’을 최고로 친다는데, 여긴 산골이라서 진짜 산채 비빔밥으로도 유명해. 입맛이 떨어지는 겨울엔 김장김치에 막 비벼가지고 먹으면 입꼬리가 귀 끝에 걸린다. 식인종들도 우리 동네 와서 입맛을 바꾸길. 어제 오늘 흰 눈이 펑펑. 소녀 애너벨 리를 얼어 죽게 만든 한밤의 차가운 바람, 에드거 앨런 포의 바닷가 왕국 이야기는 이 숲속에도 퍼졌나봐. 웅크리고 있다가 군불을 모으고, 눈에 푹푹 빠진 양말과 신발을 말렸다. 만화영화 주인공 ‘스노우맨’처럼 사뿐사뿐 눈길을 걷다왔다. “올 한 해 수고했어.” 나무들에게 인사하고 골짝물에게도 인사한다. 수백만년 전 원시인들은 아프리카의 원시림을 거쳐 멀리 북극을 돌고 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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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밥상의 공깃밥이라도 말하겠어요.” 이게 내 꼬락서니다. 주식을 들여다보며 사는 사람들은 그래도 여윳돈이 있어서 그러리라 생각한다. 선대로부터 땅 한 평 물려받은 일 없는 나로선 모든 게 소작농. 여윳돈이 없으니 주식 밥상부터가 시급하다. 누굴 만나나 주식이야기가 꼭 나온다. 군대에서 맨발로 축구한 이야기는 원로(?)들이나 하는 거고 요샌 군대에서 인터넷으로 게임하는 이야기가 주종. 작금에 이르러 주식은 공중누각에 짓는 엄연한 텃밭이고 농사가 되었다. 그러나 나는 여전한 주식인 밥을, 오늘도 꾸역꾸역 목구멍에 밀어 넣고서 밀건 숭늉까지 풀코스렷다. 코로나 때문에라도 혼자 먹는 혼밥이 대부분. 밥알이 튀어나가는 열띤 밥상머리 토론도 없고, 국에 간장이나 소금을 녹이지 않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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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살이를 하는 것 같아. 어딜 못 가고 문 잠근 채 살다보니 움츠린 형들과는 소원해지고 동생들과 가까워진다. 요쪽 동네에선 장가들고 나이 먹으면 자동적으로다가 아재가 된다. 불경에도 나오기를 “아재아재 봐라 아재. 봐라 성(형) 아재”라고 있지 않던가. ‘성동상(형동생)’, 성수(형수)나 동상우덕(동생댁)까지 어우러지면 조직폭력배보다 짱짱하고 근사해진다. 아재는 혹부리 영감처럼 ‘아재 개그’를 탑재하고 다니기에 재미도 있고 말이다. 동생들과 밥 먹다가 노래 이야기가 나와서리, 요즘 노동자들 귀에 맺힌 그 노래 생각이 났다. “광염에 청년이 사그라졌다. 그 쇳물 쓰지 마라. 자동차를 만들지도 말 것이며 철근도 만들지 마라. 가로등도 만들지 말 것이며 못을 만들지도 말 것이며 바늘도 만들지 마라. 모두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