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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가 “지난 총선 때 자유한국당이 비례의석을 더 챙기기 위해서 위성정당을 꼼수로 만들었는데 민주당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같은 잘못을 하고 말았다”라는 취지의 얘기를 했다. 민주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어 연동형 비례대표의 의미를 제대로 실현하지 못한 것에 대해 민주당 후보로서 국민에게 사과한다는 말이었다. “잘못이 없다고 할 수 없다”라는 ‘저강도’ 사과이기는 하지만 모처럼 진솔한 고해성사 같은 말을 들으니 이재명 후보가 왠지 예뻐 보인다. 모르긴 하지만 이 사과로 이 후보의 지지도가 조금은 올랐을 것 같다. 연동형 비례대표는 20대 국회의 아름다운 열매였다. 국민은 총선에서 온건다당제를 만들어주었고, 여러 개혁정치 실험을 하게 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과실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였다. 새로운 선거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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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방송은 꺼라.’ 모임 자리의 한쪽에서 다른 얘기를 할 때 자주 듣는 소리다. 이 말에는 지방에 대한 폄하의 의미가 내포돼 있다. 지방의 소리는 중앙의 얘기를 방해하는 사적인 얘기나 중요하지 않은 얘기라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나라 뉴스건 자국의 소식을 먼저 전하고 세계 소식을 전한다. 밀접한 생활 영역인 자국의 소식이 더 궁금하기 때문이다. 같은 논리라면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겐 생활과 직접 관련된 지역 소식이 더 궁금하고 전국 소식이 덜 궁금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지역의 주요 사안에 대해 중앙이 결정함으로써 중앙의 권력이 지역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중앙집중적인 우리나라의 경우가 대표적 사례의 하나다. 지역의 주요 사안에 대해서조차 지방은 결정권이 없다. 지역의 주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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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초현실적이었다. 괴상했지만, 그건 엄연한 현실이었다. 검찰총장이 대통령 후보가 되었다. 어쩌면 내년 5월부터 윤석열 대통령 시대에 살게 될지도 모른다. 국민의힘 당원들은 26년 동안 당에 ‘헌신’한 사람을 선택하지 않았고, 당심은 민심을 거스르지 않는다는 정당의 일반원칙마저 간단히 무시해버렸다. 윤석열이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정치에 뛰어든 게 지난 3월이었다. 말뿐이었어도 내내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던 검찰총장이 곧바로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건 ‘정의와 상식’을 무너뜨리는 일이었다. 그동안 강조했던 ‘정치적 중립’ 운운하는 소리는 선출 권력을 비켜가기 위한 말장난이었고, 자기 정치를 위한 발판이었을 뿐이다. 학살자 전두환을 찬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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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이 10월26일 세상을 떠났다. 나는 ‘노태우를 절대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적이 있었다. 50대에 접어든 내게 그때의 다짐은 강렬했다. 1991년 5월26일 새벽 4시경, 나는 대학생 기자로서 서울 백병원에 있었다. 전날부터 밤을 지새운 상태였다. 백병원 입구에는 프로판 가스통으로 바리케이드가 설치되었다. 경찰이 백병원에 강제 진입하면, 누군가가 그 프로판 가스통을 터트릴 수도 있었다. 모두 극도로 긴장하여 예민해졌다. 경찰과 대학생들의 대치 상황은 성균관대생 김귀정의 시신이 영안실로 옮겨진 후에야 해소되었다. 죽음 곁에서 나는 처음으로 죽음을 느꼈다. 김귀정은 경찰의 폭력적인 시위 진압 과정에서 안타깝게 숨을 거뒀다. 그의 죽음 이전에는 강경대가 경찰의 쇠파이프 폭력에 희생당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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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가장 큰 아이러니이자 다른 데스게임들에 비교되는 가장 큰 차별성은, 선한 사람들이 서로를 죽여야만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게임에 계속 참가한다는 것이다. 이전의 스토리들은 게임에 강제로 투입되었지만 은 게임참가가 자발적이라는 면에서 독특하다. 이정재 캐릭터가 아무리 따뜻하게 그려진다고 해도 결국 그는 부자로 재탄생하기 위해 자신만큼 착한 타인들을 죽이는 목표에 끝까지 충실한다. 투표로 게임을 중단시키려고 하지 않는다. 후반부는 영리하게 악인들의 포악함을 강조하여 이들의 처치라는 목표를 내세워 선한 주인공들을 감싸주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게임에 지면 상대가 죽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게임에서 이기려 한 이상 모든 플레이어들은 서로의 죽음에 대한 방조범들이고 경찰이 실제로 현장을 덮쳤다면 플레이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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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노태우 제13대 대통령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르기로 결정하자 일부 시민사회에서 반발하는 등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 논란의 배경에는 헌법상 대통령의 지위에 대한 다양한 인식과 가치적 평가가 교차하고 있기 때문에 헌법적으로 검토할 만하다. 국가장은 국가장법에 따라 국가가 주관하는 장례이다. 국가장법은 제1조에서 “국가 또는 사회에 현저한 공훈을 남겨 국민의 추앙을 받는 사람이 서거한 경우에 그 장례를 경건하고 엄숙하게 집행함으로써 국민 통합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함을 선언하고 있다. 국민적 추앙을 받았던 사람의 장례를 통해 국민 통합을 추구하는 것이 국가장인 것이다. 2011년 국가장법으로 전면개정 되기 전 1967년에 제정된 국장·국민장에 관한 법률에는 국민 통합이라는 궁극적 목적이 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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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대장동 꿈을 꾸었다. 요 며칠 공모지침서, 주주협약 등 당시 자료들과 씨름한 탓이다. 처음엔 ‘단군 이래 최대 공익사업’으로 여겼으나 의문이 꼬리를 물었다. 대장동에 눈독을 들여온 민간사업자와 여기에 맞서야 할 성남시 사이 줄다리기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성남시를 대표했던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대행은 민간사업자와 결탁했다는 이유로 구속되었다. 이러면 대장동은 거꾸로 성남시가 민간사업자를 도와주고 공익을 훼손한 사건으로 바뀔 수 있다. 이 생각, 저 생각 대장동 길을 헤매다 놀랍게도 화천대유를 만났다. 어찌된 영문인지 우리는 잘 아는 사이였고 그는 무척 힘들다며 속내를 털어놓았다. 기억에서 사라지기 전에 그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이게 그냥 꿈이기를 바란다. 나는 화천대유이다. 오랫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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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녹색당에 지난 9월 총선은 하나의 ‘사건’이었다. 기민·기사연에 신승을 거둔 사민당이 정권 장악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득표율 제고는 녹색당에 미치지 못한다. 녹색당은 이전 선거에 비해 5.9%포인트 높은 득표율을 거두고 역사상 가장 높은 지지율인 14.8%를 얻었다. 게다가 지역구 당선자는 2002년 처음 당선자를 낸 후 지금까지 단 한 명에 불과했는데 이번 총선에서는 무려 16명에 이르렀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따라 녹색당 의석은 총 의석의 16.1%인 118석으로 지난 선거에 비해 51석이 많아졌다. 한마디로 2021년 총선의 최대 승자는 녹색당이다. 대연정이 지속되지 않는다면, 녹색당은 연정 참여가 확실하다. 물론 이 결과는 사건이지만 이변은 아니다. 선거 서너 달 전에만 해도 녹색당은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