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영국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있었고, 한국은 호주,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요 국제기구의 수장들과 함께 초대되어 보건 및 무역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저개발국 백신공급을 위해 2년간 2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G7 정상회의는 중국의 홍콩 및 신장위구르 지역의 인권 문제를 지적하고, 대만해협 위기의 평화적 해결과 코로나19의 발생 원인 조사에 대한 협조를 촉구하는 선언문을 채택했다. 갑론을박이 가능하겠지만 이번 회의 참가는 한국 외교의 중장기 전략 수립과 집행에 여러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먼저 한국이 세계 10대 경제강국일 뿐만 아니라 선진 민주주의국가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선 G7국가에 한국, 호주, 인도를 합친 10개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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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분양권 전매가 활성화되었던 1998년 이후에 아파트 분양현장 주변에 등장한 이동식 중개업소를 ‘떴다방’이라고 부른 적이 있다. 2003년에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고 정부의 단속도 강화되기 이전까지, 떴다방 업자들은 아파트 당첨자들로부터 ‘딱지’라고 불렸던 당첨권을 사들여 높은 금액으로 되파는 수법으로 이익을 챙겼다. 그런데 현재 우리 대통령 선거도 사실상 ‘정치 떴다방’을 중심으로 치러지고 있는 듯하다. 대통령 선거라는 ‘장’이 서면 이른바 후보자 캠프가 꾸려진다. 선거 캠프는 국민들이 ‘혹’할 이슈를 발굴해 던지면서, 그중에 하나라도 터지면 그 이슈 중심으로 선거를 치른다. 떴다방 업자가 좋은 딱지를 구한 것과 같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른바 뜨는 이슈를 선점하지 못하면 여기저기 자문을 구한다...
두 법률전문가가 정치적 관심의 초점에 서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조국 교수다. 윤석열은 보수진영 대권 후보 반열에서 최고 지지율을 얻고 있다. 그는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으면서 가끔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어 바깥 풍경을 살피고 있다. 조국은 검찰개혁 과정에서 입은 상처로 온 집안이 풍비박산 상황이다. 보궐선거 패배 후에는 지지층 내부의 눈총마저 따가워져 SNS의 창을 통해 이웃들과 겨우 얘기를 나누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 이 두 분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정치적 행보로 읽히는 두 사람의 발걸음이 연일 화제다. 윤석열이 외곽을 돌며 기회를 노리는 아웃복서라면, 조국은 상대의 빈틈을 파고드는 인파이터라 하겠다. 이미 격한 일합을 겨루었던 둘은 한 번 더 진하게 붙을 기세다. 윤석열의 대권 후보 등판이..
정치권이 부동산 세금 인하 경쟁에 나섰다. 공시가격 상승으로 세금 부담이 커졌다는 민원에 대한 호응이다. 올해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이 평균 19% 올랐으니 당연히 보유세도 늘어난다. 왜 공시가격이 많이 올랐을까? 시가 대비 공시가격 수준을 가리키는 현실화율은 올해 70.2%로 작년 69%에 비해 1.2%포인트 인상되었을 뿐이다.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정책적 인상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결국 집값이 폭등해 발생한 일이다. 자산 가격이 올랐는데도 세금은 회피하겠다는 부당한 민원과 정치권의 부정의한 호응이 짝을 이룬 부동산 기득권 합작이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이 의견을 모았다고 알려진, 공시가격 6억~9억원 구간 재산세를 보자.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작년에 시가 10억원(공시가격 7억원)이던 아파트가 13억..
다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일을 맞으며 그 유서를 읽어본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 (…)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정치적 효과와 별도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은 자기동일성에 헌신한 윤리적 행위였다 할 수 있다. 즉 그 자살은 자신이 믿고 추구한 가치와 진리, 그리고 자신의 공적 자아를 위해 생명을 희생한 행동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리적 자살은 ‘인간동물’의 자기보존의 원리라는 한계를 넘고 흔히 ‘성찰’로 표상되는 상징계의 차원도 ..
정치인들이 앞다퉈 청년들에게 사랑 고백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청년을 위해 일하겠다고 다짐을 거듭한다. 차기 대통령 후보들이 신발 끈을 조이고 있는 민주당에서도, 당 대표 경쟁 샅바싸움을 시작하고 있는 국민의힘에서도 첫 번째 의제는 청년이다. 정의당도 예외가 아니다. 청년 문제로 분주한 것은 평론가들도 마찬가지다. 온갖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세대론으로 청년 문제를 보려는 논객이 있는가 하면 계급론으로 보는 것이 더 적실하다는 학자도 있다. 청년담론은 젠더론과 결합하기도 하여 연일 상종가다. 그런데 정작 청년 자신들은 이런 현상을 시큰둥하게 쳐다보고 있다. 지난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을 혼비백산하게 했던 일군의 청년들은 싸늘한 눈빛을 여전히 거두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집권 여..
요즘 라는 작품의 인기가 계속 상승세이다. 이 소설은 오랜 취업 전쟁 끝에 겨우 회사에 출근했지만 아무리 해도 자기 직장의 한 가지 좋은 점이 별로 생각나지 않는 이들의 ‘가상통화’ 떡상(시세상승) 성공 스토리이다. 첫 장을 펼치자 등장하는 장류진 작가의 “달달한 일들만 가득하길 바랍니다”는 당의정 문구가 가슴을 파고든다. 작가님, 다음 작품은 “개헌까지 가자”이면 안 될까요? 40세 이상만 대선에 나갈 수 있는 이 곰팡내 나는 차별 조항 철폐 성공기 말입니다. 물론 너무 구린 제목인 걸 나도 안다. 개헌이란 단어를 꺼내는 순간 갑자기 작가님 주변 친구들의 대화에 어색한 침묵이 흐를 테니까. 하지만 오죽했으면 이런 민원을 다 제기할까. 너그러운 이해 부탁드린다. 요즘 소위 MZ 세대에 대한 다차원의 구애..
쿠팡그룹이 올해 처음으로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되었다. 그런데 김범석 의장이 쿠팡의 동일인으로 지정되지는 않았다. 김 의장이 미국 쿠팡의 의결권을 76% 이상 행사하고 따라서 한국 쿠팡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음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도 인정했다. 그러나 에쓰오일이나 한국지엠 등 기존 외국계 기업집단의 경우에 국내 최상위 회사를 동일인으로 지정한 관례를 따랐다는 것이다. 공정거래법 제2조는 ‘동일인이 사실상 그 사업내용을 지배하는 회사의 집단’을 기업집단으로 정의한다. 따라서 동일인 지정의 기준은 ‘실질적인 지배’이고, 공정위는 이런 실질적인 지배를 하는 자연인이 있으면 그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고, 그렇지 않으면 최상위 기업을 지정해왔다. 외국계 기업집단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다. 에쓰오일이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