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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서 ‘권력기관’이라고 하는 용어가 주는 부정적 느낌은 이전에 비해 희석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선진화로 향하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그런데 ‘경찰서’ ‘세무서’ 같은 기관 명칭과 그 기관장인 ‘서장’은 여전히 권위적인 기관으로서의 인상을 주고 있다.

현재 정부조직에서 중앙부처의 제1차 산하기관을 대부분 ‘지방청’이라 하고, 제2차 산하기관은 ‘지청’이라 한다. 즉 국가보훈처의 경우 대전·세종·충남·충북을 관할하는 광역기관을 ‘대전지방보훈청’이라 하고, 세종·천안·공주·아산 지역을 관할하는 기관을 ‘충남동부보훈지청’이라고 하는 식이다.

그런데 경찰청과 국세청 조직은 시·도별로 ‘지방경찰청’ ‘지방국세청’이라고 되어 있는데 산하 조직은 예외 없이 ‘경찰서’ ‘세무서’라고 되어 있다. 이제 다른 정부조직과 마찬가지로 경찰서와 세무서를 ‘경찰지청’과 ‘국세지청’으로 변경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화재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에 앞장서는 소방조직인 ‘소방서’도 ‘소방지청’으로 하면 될 것이다.

특히 세무서는 명칭대로라면 상급기관을 ‘지방세무청’이라고 해야 하는데 현재 ‘지방국세청’이라고 되어 있다는 점에서 명칭의 일원화에 문제가 있다. 기능상으로도 재산세, 자동차세 등 지방세 징수기관이 각 지방자치단체에 있는데 세무서라고 하면 모든 세금을 다 징수하고 관리하는 식의 오해를 살 수 있기에 국세전담 기관으로서 국세지청이라고 해야 한다.

‘경찰서장’ ‘세무서장’ 등 ‘서장’이란 명칭도 일제시대에 생겨 권위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기관명 개칭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기관장 명칭도 ‘지청장’으로 변경해 권위의식보다는 공복으로서 대국민 서비스를 제고하려는 의지를 반영해야 한다.

권율정 | 국립대전현충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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