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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필리핀에 내습한 슈퍼 태풍 ‘하이얀(Hiyan)’은 순간 최대 풍속이 시속 315㎞에 이르러 6340명이 사망하고 1061명이 실종되는 최악의 인명피해를 가져왔다. 피해액은 29억 달러로 필리핀 국가 총생산의 8%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2011년 일본 도호쿠(東北)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강진으로 1만6000명이 사망하고 1500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했다.

과도한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인한 대기오염과 기후변화, 무분별한 자원의 개발로 인한 자연치유력 상실, 엄청난 규모의 댐으로 인한 지각변동의 초래는 지구촌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한다. 지난 몇 년간의 재난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을 보여준다. 슈퍼(Super) 또는 메가(Mega)와 같은 초대형을 의미하는 접두어를 동반하는데 피해를 입은 국가의 능력으로는 대응의 한계에 직면하게 됐다. 재난대응체계의 붕괴는 물론이고 국가의 존립 자체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

이러한 거대한 재난에 맞서 UN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탐색구조자문시스템(INSARAG)이 작동하고 있다. 회원국 구조대는 지구촌 어디든지 72시간 내에 신속히 도착해 고귀한 인명을 구조하고 재해국의 수습역량을 지원하게 된다. 현재 전 세계 91개국이 가입하였고 우리나라는 이 UN시스템과 연계해 1999년 터키 대지진을 시작으로 2008년 중국 쓰촨성 대지진, 2011년 일본 동북 지진해일 등에 모두 13차례 119국제구조대가 출동해 활동한 바 있다.

조송래 소방방재청 119구조구급국장


우리나라의 헌신적인 국제구조활동은 구조의 교범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며 금년도는 UN INSARAG 아태지역 의장국으로서 아태지역에서 재난이 발생하면 UN과 공동으로 각국 구호대의 역할을 조정하고 지휘하게 된다. 이와 관련된 회의가 16일부터 17일까지 UN과 아태지역 19개국 50여명의 구조 책임자들이 모인 가운데 서울에서 개최된다. 미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 구조 선진국들이 대한민국 서울에서 효과적인 긴급구조를 위한 공조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1999년 대만 대지진시 대한민국 국제구조대가 여진의 위험을 무릎 쓰고 10시간의 사투 끝에 잔해 속에서 6살 사내아이를 구조했을 때 어느 외교관은 “100명의 외교관이 10년 동안 할 일을 119국제구조대가 단 하루 만에 해냈다” 며 감격스러워했다. 당시 제대로 된 장비도 없이 구조작업을 했지만 15년이 흐른 지금, 대한민국 소방은 첨단 구조장비를 구비하고 전세계 어느 곳이든 72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었다.

대한민국 소방은 국민으로부터 받은 사랑만큼 전세계 인류를 위한 봉사의 역할 또한 중요시 하고자 한다. 이러한 사명감은 대한민국의 위상을 세계 속에 드높이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119가 전세계의 안전지킴이로 거듭나고 있다.


조송래 | 소방방재청 119구조구급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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