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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올해 캐나다에서 개최된 유네스코 세계지질총회에서 ‘지질공원’으로 재인증을 받았다. 섬 전체가 ‘화산박물관’이라 할 만큼 다양하고 독특한 화산지형들은 세계인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으며, 수월봉, 용머리해안 등 지질명소들에는 수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지질공원 제도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2003년 학자들에 의해 국내에 처음 소개된 지질공원은 2011년 자연공원법 개정을 통해 국가지질공원제도로 만들어지면서 시작됐다. 국가지질공원이란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우수한 지역으로서 이를 보전하고 교육·관광 사업 등에 활용하기 위해 환경부 장관이 인증하는 공원을 말한다.

2000년 유럽의 4개 지질공원이 유럽지질공원망(EGN)을 결성하면서 시작된 지질공원은 2004년에 유네스코가 지원하는 세계지질공원망(GGN)이 출범하며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현재 GGN에는 32개국 111개 공원이 가입돼 있다. 특히 중국은 늦게 지질공원을 도입했지만, 국가보호지역 제도로 국가차원에서 추진해 현재 184개의 국가지질공원과 31개의 세계지질공원을 보유하고 있다.

제주도 세계지질공원 9개 명소 (출처 : 경향DB)


일본은 중국과 달리 국립공원과 같은 국가보호 제도가 아닌, 학계, 지자체 중심으로 ‘지오파크’를 추진하고 있으며 6개의 세계지질공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도 국가제도로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세계지질공원망에 제주도 1개밖에 가입하지 못한 후발주자이다 보니 이들 두 나라가 부럽기도 하다. 우리나라에는 국립공원과 같은 많은 보호지역 제도가 존재한다. 지질공원은 지역주민과 지자체가 합심해 지질공원을 만들고 운영해 국가의 인증을 받는 공원으로, 국가가 지정하고 관리하는 여타의 보호지역 제도와 달리 합리적 이용에 중점을 둔 제도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이러한 제도를 법제화하고 체계화한 몇 안되는 나라 중의 하나로 유네스코와 세계지질공원망 집행부에서도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다. 국가지질공원으로 현재 제주, 청송 등 5개가 인증되어 있지만, 지질공원의 성공을 위해서는 국민들이 지질공원에 대해 제대로 알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지질공원제도의 국민적 관심 유도와 우수한 지질유산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두 번째 세계지질공원의 추진이 조속히 필요하다.

이에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2014년을 지질공원제도의 기반을 마련하는 해로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한국지질공원망(KGN)을 발족해 지질공원 간, 국가 간 네트워크 구축의 기반을 만들었으며, 정부·지자체·학계가 합심해 제주도 세계지질공원의 재인증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냄으로써 지질공원 운영·관리에 대한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전남 화순에서는 27일부터 29일까지 ‘제2회 국가지질공원 심포지엄’이 개최되고 있다. 이 심포지엄은 지질공원에 대한 국가적 관심을 모으고 지질공원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장이 되고 있다. 이런 노력을 발판으로 2015년에 우리나라에서 제주도에 이어 두 번째 세계지질공원이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박보환 | 국립공원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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