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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평택에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탄저균 사건 등으로 시민들의 불안과 공포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그런데 거기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까지 더해져 평택시민의 인내심은 폭발 직전의 한계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정부와 평택시 행정당국에서는 여전히 모르쇠와 주먹구구식 행정, 그리고 늑장 대응이다.

더욱이 메르스 감염 확인자 가운데 두 번째로 안타깝게 사망한 환자가 이 지역 내 버스회사의 관리자였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 환자가 접촉한 버스회사 노동자가 최소한 수십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건당국에서는 관련 버스회사에 대해 늑장 대응하고 허술하게 대처해 오히려 평택시민들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보건당국과 평택시 행정당국에 관련 버스회사에 근무하는 모든 직원과 회사에 대한 행정적 조치를 적극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평택시 행정당국이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평택시민은 전혀 알 수가 없다. 모든 정보를 독점하고 이를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정부에 우선적인 책임이 있다. 정부가 모르고 있는 것이 있다면 모른다고 말하고, 알고 있는 것이 있다면 그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시민들은 불안에 떨지 않는다. 평택시의회에서 메르스 확정 판정을 받은 사람들의 정보를 평택시 행정당국에 요구했을 때, 메르스 확정 판정을 받은 버스회사 관리자의 직업을 자영업자라고 했다고 한다. 평택시에서 정말 신원 파악을 제대로 못하고 있었던 것인지 다른 이유 때문에 숨긴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만약 버스 운수 노동자에게 메르스가 전파되었다면 버스를 이용하는 수많은 시민들을 위험에 빠트리는 일이다.

그럼에도 보건당국은 괴담 유포자를 처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으니 시민들로서는 어이가 없을 뿐이다. 괴담은 정부의 불투명하고 무능한 대처에서 발원한다. 괴담 유포자 한 명을 색출할 시간에 감염 의심자를 한 명이라도 더 찾아내는 게 지금 정부가 할 일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번 메르스 사태는 정부 당국의 무사안일한 대응과 무능한 대처가 가져온 인재임을 정부와 평택시 행정당국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세월호 참사에서 도대체 무엇을 배웠는지 답답할 뿐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경기 평택시내 한 재래시장이 불안감 확산으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4일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다. _ 연합뉴스


정부와 평택시 당국은 즉각 평택시민들과 함께 민관합동비상대책본부를 평택시청에 설치하고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정부에서 명령하는 지침에 따라 움직일 뿐이고 우리도 아무것도 몰라 답답한 실정”이라고 한심한 답변을 내놓는 평택시 행정당국을 지켜봐야 하는 평택시민은 그저 답답할 뿐이다. 지금이라도 당장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평택으로 직접 내려 와서 공재광 평택시장과 공동대책본부를 설치하고, 관련 병원을 돌아보며 실태 파악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서 시민들 사이에 메르스로 인한 공포와 불안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


김기홍 | 노동당 경기도당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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