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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올해 10월 취업자 수는 2709만명으로 1년 전보다 6만4000명 증가했고 실업자 수는 7만9000명 늘어났다. 40·50대의 실업률이 급증한 데다 20·30대 청년들의 신규 일자리가 빠르게 늘지 못한 게 주요 원인이다. 그러나 농림어업 분야는 상황이 다르다. 10월 농림어업 분야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5만7000명 증가하며 작년 6월 이후 1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마상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농업·농촌 생활 선호도가 높아진 데 따른 귀농 증가, 농업법인 중심의 고용 증가, 일자리 안정자금 정책, 청년창업농 영농정착지원사업 등의 영향으로 농림업 분야 취업자 수가 증가했으며 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자리 정책이 농어업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것은 농어업의 취업유발효과가 다른 산업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산출액 10억원당 소요되는 취업자 숫자를 뜻하는 ‘취업계수’를 보면, 농림어업은 24.9명으로 도매 및 소매업(14.4명), 건설업(8.2명), 화학제품 제조업(1.6명)에 비해 크게 높다.

최근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양곡창고 등을 관리하는 가칭 농업관리사, 수의사를 돕는 동물간호복지사 등 농축산 관련 자격증을 신설하고 창업을 도와 5년간 일자리 10만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면 농어업 분야에서 앞으로도 더 많은 일자리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첫째, 혁신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다. 생산기술뿐만 아니라 종자, 비축, 가공,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이 필요하고 가능하다. 둘째, 양질의 일자리 확대이다. 모처럼 증가하고 있는 귀어·귀농을 추세로 정착시키려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셋째, 사회적 서비스의 복원이다. 약국이 없는 읍·면 소재지가 50%에 달하고,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이 없는 곳도 30%에 이른다. 병원, 약국, 보육시설 등 사회적 서비스를 되살리는 과정에서 관련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다. 넷째, 국민 전체를 위한 공익적·사회적 기능의 강화이다. 농업이 지닌 치유기능을 살려 심리적 장애를 지닌 이들을 위해 운영하는 충남 홍성의 ‘행복농장’이나 ‘농어촌 태양광’이 좋은 사례다. 이때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은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기술혁신이 고용을 유발하지 못하고 오히려 감소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최근에는 첨단기술 수용을 거부하는 ‘네오 러다이트 운동’이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1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던 1800년대 초, 고용감소와 경기불황에 직면한 노동자들이 직물기계를 파괴했던 ‘러다이트 운동’에서 유래한 것이다. 러다이트 운동은 기계화의 흐름을 막지 못했지만, 직물산업 외에도 새로운 일자리는 계속 생겨났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만들거나 찾아냄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해온 것이다. 농어업을 기회의 시선으로 보자. 농어업·농어촌에서 새로운 일자리 기회를 찾자.

<이병호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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