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일반 칼럼

[기고]평창올림픽과 DMZ

opinionX 2017. 11. 16. 11:16

2018 평창 동계올림픽(2월9~25일)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지금부터 6년여 전인 2011년 7월 개최가 확정된 이후 경기 시설과 KTX·고속도로 등 기본적인 하드웨어 준비는 거의 완료되었다. 이제부터는 소프트웨어다. 대회 준비부터 홍보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잘 챙겨 나가야 한다.

평창 올림픽은 세계 유일의 분단지역인 한반도, 특히 남북이 같은 명칭을 사용하는 분단 도(道)인 강원도에서 개최되는 점을 부각하면서 ‘평화올림픽’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어느 올림픽이나 평화는 기본 콘셉트이지만, 평창과 평화의 연관성은 뚜렷하지 않다. 더구나 목전의 우리 한반도 상황은 너무나 위중하다. 일부 외신은 전쟁설을 퍼뜨리고, 또 일부 국가는 이를 이유로 불참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가 13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2018 평창올림픽 휴전 결의안'이 채택됐다고 14일 전했다. 사진은 연설하는 김연아의 모습. 연합뉴스

성공적인 평화올림픽 개최를 위해서는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보다 구체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가치에 중점을 둔 홍보활동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비무장지대(DMZ)는 아주 안성맞춤인 아이템이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DMZ를 독일의 베를린 장벽처럼 ‘분단의 상흔’을 넘어 ‘평화의 상징’이 되게 하는 캠페인을 전개해 나가자.

북한이 비핵화 회담 테이블로 돌아오고, 북한 선수단이 휴전선을 넘어 참가한다면 가장 드라마틱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녹록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 스스로 창의적인 테마를 발굴하여 세계인의 심금을 울려야 한다. 길이 248㎞, 폭 4㎞의 DMZ는 과거 냉전기의 유산이다. 또한 대립과 평화가 공존하는 곳이자 세계적 수준의 ‘청정자연 보고(寶庫)’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환황해, 환동해, DMZ 등 3개의 ‘H 벨트’를 기본축으로 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북한의 호응이 없어 단 한발짝도 진척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DMZ를 역발상으로 접근하여 ‘친환경·평화의 장’으로 만들어 나가면 이번 올림픽은 물론이고 장기적으로 상당한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우선 평창 올림픽 홈페이지에 DMZ 관련 콘텐츠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통일전망대에서 본 북측 전경, DMZ 생태문화 다큐멘터리·음악회·트레킹, 한류 스타들의 뮤직비디오와 같은 평화 콘텐츠를 업로드할 필요가 있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세계 각국, 특히 16개 참전국 국민들을 위한 스토리가 있는 ‘맞춤형 접경지역 체험프로그램’을 점차 개발해 나가야 한다. 이는 기존의 안보 위주 관광을 ‘평화·친선·문화 관광’의 개념으로 업그레이드시키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북한의 대회 참가 유도는 물론 남북 교류협력 재개를 위한 물밑노력을 끊임없이 전개해 나가야 한다. 북핵위기 속에서 참가자들이 끊어진 금강산 육로관광길로 들어오는 장면은 지구촌의 톱뉴스를 장식하게 될 것이다.

외국인들은 한반도 관련 소식을 TV 뉴스를 통해 접하기 때문에 갈등, 전쟁 등 부정적인 인상을 많이 갖게 된다. 그래서 상당한 위기감도 표출하고 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DMZ의 또 다른 면, 평화의 잠재적 가치를 인식시키는 홍보를 치밀하게 전개해 나가야 한다. 이 같은 우리의 노력은 ‘평화올림픽’의 이미지를 고양시키고 ‘접경지역 관광브랜드 글로벌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