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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가 오늘부터 내달 17일까지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에서 열린다. 생물다양성협약(CDB)은 기후변화협약(UNFCCC)·사막화방지협약(UNCCD)과 더불어 유엔 3대 환경협약으로 불리며, 생물다양성 보전과 그 구성요소의 지속가능한 이용, 유전자원 이용으로 발생하는 이익의 공정하고 공평한 분배를 목적으로 한다. 2년마다 개최하는 당사국총회는 생물다양성 분야의 최대 규모 국제회의로서 ‘지구촌 생물 올림픽’으로 통한다.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회의인 만큼 국내외의 각별한 관심과 성원이 있었으면 한다.

무분별한 개발과 지구온난화로 생물다양성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음은 우리가 익히 아는 바다. 2005년 유엔이 발간한 새천년생태계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생물종의 멸종 속도가 과거 자연 상태보다 100배 이상 빨라져 15분마다 1종꼴로 사라지고 있다. 생물다양성의 위기는 대부분의 식·의약품을 생태계에서 얻는 인류의 위기와 직결된다. 총회의 주제인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생물다양성’도 이런 문제 인식과 공감대를 바탕에 깔고 있다고 하겠다.

'다양한 생물이 사는 지구'를 표현한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 기념우표. (출처 : 경향DB)


유엔은 2011~2020년을 ‘생물다양성 10년’으로 선포하고 2010년 제10차 총회에서 생물다양성전략 계획과 목표를 채택한 바 있다. 이번 총회의 가장 중요한 의제가 이를 중간 점검하고 목표 달성 방안을 도출하는 데 있다. 이를 담은 ‘평창로드맵’과 총회 결과를 아우르는 고위급 정치적 선언인 ‘강원선언문’ 채택이 예정돼 있다. 선언문에는 비무장지대(DMZ) 보전과 관련한 내용도 포함될 것이라고 한다. 내달 12일 발효되는 ‘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 공유에 관한 의정서’(나고야의정서) 이행체제 구축 방안을 논의하는 것도 핵심 의제의 하나다.

이번 회의가 생물다양성의 역할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높이고 세계 각국이 이를 국가정책 전반에 반영하는 실질적인 전기가 돼야 함은 물론이다. 말의 성찬이 아니라 한 걸음이라도 더 나아가는 성과를 내도록 하기 위해서는 당사국의 노력과 세계 시민의 관심이 절실하다. 개최국인 한국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개최지 강원도가 생태계의 보고로서 ‘동북아 생물다양성의 중심지’임을 자랑하기 이전에 4대강 사업, 가리왕산 벌목, 설악산 케이블카 허용, 나고야의정서 비준 기피 등이 생물다양성 보전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되돌아보고 깊이 고민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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