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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은 현재 비상체제로 유지되고 있다. 비상체제란 말 그대로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정상적인 야당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요즘 새정치연합에는 비상한 각오도, 특별한 대책도 보이지 않는다. ‘위기의 일상화’ 때문인지는 몰라도 뭔가 새로운 모색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저 다음 당권을 확정하기만 하면 비상체제, 혹은 위기가 끝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을 뿐이다. 과연 새정치연합은 당대표 선출 이후 새로운 야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있는가.

새정치연합은 비상체제라는 말에 어울리지 않게 아무런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한 것도 아니고, 세대교체를 이룬 것도 아니고, 기존 계파 보스들이 환골탈태하는 신선한 모습을 보여준 것도 아니다. 대신 계파 구조를 온존시킨 채 당권 차지를 위한 경주에만 매몰되어 있는 것이 오늘의 새정치연합이다. 정세균 의원의 당대표 경선 포기가 변화의 계기가 될 수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자극제가 되지 않았다. 당의 낡은 구조가 무너지기는커녕 얼마나 견고한지 보여주었을 뿐이다. 김부겸 전 의원을 내세워 리더십 교체를 하려는 당내 일각의 움직임은 어제 그의 불출마 선언으로 연기처럼 사라졌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이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2·8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_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박지원 의원이 당대표 출마 선언을 했다. 문재인 의원은 오늘 출마 선언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박 의원은 야심찬 공약을 많이 발표했다. 문 의원도 지지 않고 당내 안팎의 시선을 의식한 과감한 공약들을 발표할 것이다. 두 사람의 공약대로, 그들의 의지대로 당이 살아난다면 야당을 위해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당 전체 역량이 바닥난 상황이다. 개인적 의지와 상관없이 대안정당 가능성에 유보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게다가 정동영 상임고문은 다른 선택을 고민 중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만일 그가 탈당 후 대중적 진보정당을 추진하는 세력에 합류한다면 상황은 더 복잡해질 수 있다.

이는 당대표 출마 선언으로 장밋빛 미래가 펼쳐져도 시원치 않을 마당에 오히려 제1야당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박근혜 정권은 시민들의 신뢰를 잃으면서 지지율이 내려앉고 있다. 이럴 때 제대로 된 제1야당이라면 박 정권을 견제, 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대안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은 아직 길을 못 찾고 정권의 실정에 고통받는 시민들은 호소할 곳도 기댈 데도 없이 고립무원의 처지에 빠져 있다. 존재감 없는 야당 때문이다. 당대표 선거 이후 이 현실이 나아지리라는 기대감은 아직 생기지 않고 있다. 제1당에는 누가 당권을 차지할 것인가를 넘어선 수권 정당의 비전이 우선이다. 그게 가장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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