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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의 막말 퍼레이드가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그는 “홍준표가 대통령이 되면 언론에서 겁이 날 것이다. 그러니까 어떻게 해서라도 대통령 안 시키려고 온갖 지랄을 다한다”고 했다. “나의 지지율이 낮게 나오도록 조작하는 여론조사기관은 도둑놈 새끼들이다. 반드시 응징하겠다” “종편 허가권이 정부에 있으니 내가 대통령이 되면 절반으로 확 줄여버릴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그는 여론조작이나 편파 보도 운운의 주장을 뒷받침할 어떤 근거도 대지 못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후보는 유세 때마다 이런 막말에 색깔론, 지역감정 조장 발언을 더하고 있다. 최근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건강이 극도로 나쁘다고 한다. 그런데 검찰 애들이 문재인 눈치 보면서 병원으로 데려가는 걸 안 해주고 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 건강 문제는 그의 변호인조차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법무부는 “아무 이상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도 홍 후보는 아무렇지 않게 아니면 말고 식 발언으로 선거판을 흐리고 있다. 도저히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의 언행으로는 믿기지 않는다. 그의 막말은 이제 듣는 사람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듯하다. 주요 후보 5명 가운데 비호감도가 가장 높게 나온 것도 이상하지 않다. 홍 후보는 정상적 방법으론 어떻게 해볼 여지가 없다고 보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보수표를 묶어 대선에서 살아남겠다는 심산일 것이다. 5·9 대선은 국정농단으로 무너진 나라를 바로 세우고, 초유의 안보·경제 위기를 헤쳐 나갈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미래 비전과 정책 현안에 대해선 뚜렷한 소신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TV토론에서 공정위·재벌 개혁 방안에 대해 질문이 나오자 “가르쳐주면 그대로 하겠다. 어떻게 개혁해야 하느냐” “그건 아직 공부가 덜 됐다”고 비켜 나갔다. 갈 데까지 간 홍 후보의 언행은 보수 정당의 품격과 신뢰를 추락시킬 뿐 아니라 보수의 희망과도 거리가 멀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유세에서 “이번에 우리가 집권하면 극우보수세력을 완전히 궤멸시켜야 한다”고 했다. 오십보백보다. 증오와 편 가르기로 표를 얻으리란 생각은 유권자의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선거가 막바지로 갈수록 이런 저질 막말과 비방은 더 기승을 부릴 것이다. 유권자들이 가려 듣고 표로 심판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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