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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에 뻔뻔하기 이를 데 없는 낙하산 인사가 계속되고 있다. 7개월째 공석 중인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 친박(친박근혜) 인사로 분류되는 박완수 전 창원시장이 내정됐다. 박 전 시장은 공항 분야 전문성이나 경영 경험이 전무한 지방 공무원 출신이다. 6·4 지방선거에서 친박계의 지원을 받아 경남지사 경선에 나섰다가 홍준표 현 지사에게 패했다. ‘보은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사실 ‘친박’이라는 배경을 빼고는 애초 사장 공모 때 세운 ‘정치인과 관피아 배제 원칙’까지 무력화하며 일사천리로 사장에 선임된 것을 설명하기 힘들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미 박근혜 정부 들어 정실 인사로 경영 파행을 겪는 등 홍역을 치렀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해 6월 전문성 논란과 낙하산 시비에도 인사 절차를 무시하면서까지 ‘관피아’ 출신 정창수 전 국토교통부 차관을 사장에 앉혔다. 하지만 그는 취임 8개월 만인 지난 2월 강원지사 선거에 출마한다며 사표를 던지고 나갔다. 사장 자리를 정치권으로 넘어가는 디딤돌 정도로 여긴 인사가 경영에 진력했을 리 만무하다. 인천공항은 허브공항의 척도가 되는 국제선 환승률이 급속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20%에 이르던 환승률이 현재는 15%까지 떨어진 상태다. 일본 하네다 공항, 중국 상하이 푸둥공항 등이 날로 경쟁력을 키워가면서 동북아 허브공항으로서 인천공항의 위상도 위협받고 있다. 인천공항의 경쟁력이 흔들리는 데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정부의 무책임한 낙하산 인사의 폐해도 무시할 수 없다. 임기의 3분의 1도 못 채우고 선거판으로 내뺀 ‘낙하산 사장’의 실패를 겪고도, 다시 친박 인사를 후임 사장에 내리꽂으니 후안무치가 따로 없다.

경영평가 D,E등급 기관의 낙하산 기관장 현황 (출처 : 경향DB)


박근혜 정부는 입으로는 공공부문 개혁을 외치면서 논공행상식 낙하산 인사를 강행하는 이율배반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최근만 해도 “보은 인사 끝판왕”이란 소리를 들은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필두로 곽성문 전 의원의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 방송인 자니윤의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 백기승 전 청와대 비서관의 한국인터넷진흥원장 임명 등 무차별 ‘낙하산 파티’가 벌어졌다.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관피아의 적폐를 척결하겠다며 내세운 낙하산 근절책은 어디에 팽개친 것인가. “공공기관에 부실 인사가 원칙 없이, 전문 분야와 상관없는 낙하산으로 임명되는 것은 반드시 근절하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을 환기시키는 것도 이제 입만 아플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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