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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던 제2롯데월드가 결국 문을 열게 됐다. 서울시가 어제 제2롯데월드 저층부의 임시사용을 승인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서울시는 안전사고가 발생하거나 사고위험이 증가하면 승인 취소나 공사 중단, 사용금지 등을 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교통상황이 악화되면 주차장을 폐쇄한다는 내용도 있다. 서울시의 이번 결정은 안전성에 대한 시민 불안과 교통혼잡 우려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졌다. 시민 편익과 안전보다는 사업자의 관점이 더 중시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조건을 내걸면서까지 저층부 사용을 승인해야 하는지도 의문이 든다.

임시개장은 하지만 제2롯데월드의 문제는 해결이 녹록지 않다. 석촌호수 수위 저하는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데다, 용역 결과가 나오려면 내년 5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수위 저하가 롯데월드 공사와 연관성이 없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지만 그렇다고 시민 불안을 해소할 만큼 안전이 확보된 것은 아니다.

또 저층부 개장 후 잠실역 일대의 교통혼잡은 극심해질 게 뻔하다. 개장 후 2~3개월 동안 저녁시간대 차량들의 평균 속도가 10㎞ 이하로 떨어질 것이란 분석 결과도 있다. 차량 속도가 10㎞ 이하로 되면 도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교통혼잡 해소를 위한 탄천변 동쪽 도로 확장공사는 착공도 하지 않았다. 송파대로 지하 버스 환승센터는 완공되려면 꼬박 2년이 걸린다고 한다. 서울시는 사용 승인을 하면서 “시민 안전 확보와 교통 불편 최소화를 위한 제반 대책이 마련됐다”고 했지만 도대체 무슨 대책이 마련됐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이건기 서울시 행정2부시장이 2일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기자들에게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 결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 : 경향DB)


교통혼잡 시의 저층부 주차장 폐쇄 방침도 새로운 분쟁과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주차장이 폐쇄되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이용객들이 불편을 호소할 게 불문가지일 텐데, 이는 교통혼잡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가 될 것이다. 이번 저층부 사용 승인도 안전성 문제와는 별개로 저층부 점포 입주 상인들과 종사원들의 호소를 의식해 이뤄진 측면이 있다.

롯데 측이 영업 못지않게 안전성과 교통혼잡 우려 해소에 비상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영업 활성화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서울시도 기왕의 안전 점검과 함께 롯데의 약속 이행 상황을 철저히 점검하고 관리해야 한다. 제2롯데월드 저층부 사용 승인이 났지만 사후대책이 완벽하게 이행되지 않으면 약속대로 사용을 중지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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