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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지만 방역당국의 늑장대처로 농가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전남 해남과 충북 음성에서 처음 발생한 AI는 수도권과 중부 내륙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전국 최대 닭 산지인 경기 포천의 산란계 농장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확진됐다. 제주와 영남지역을 빼놓고 전국을 휩쓸고 있는 AI로 살처분된 닭과 오리만 100만마리에 육박한다. 이번 AI 바이러스는 종전 H5N1형과 달리 전염성이 강하고 폐사율도 높은 H5N6형이다. 아직까지 농가 간 전염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농가끼리의 2차 전염도 시간문제라고 한다.

23일 경기 포천시 영북면 한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의심신고가 접수돼 관계 당국이 살처분과 방역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AI의 확산은 방역당국의 늑장대처 탓이 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AI가 처음으로 확진된 지난 17일 이후 1주일간 손을 놓고 있다가 24일 가축방역심의회를 열어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올리고, 전국의 가금시설에 ‘일시 이동중지명령’을 내렸다. 특히 건국대 수의과대가 지난달 28일 충남 천안 인근 하천에서 채취한 철새 배설물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인 H5N6형으로 지난 11일 확진됐는데도 농식품부는 “농가가 아닌 철새에서 발견된 것”이라며 안이하게 대응했다. 전문가 회의를 연 것은 AI 첫 확진 이후 5일이나 지난 뒤였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국정공백이 장기화하면서 방역당국 공무원들마저 사실상 손을 놓아 AI 방역망에 구멍이 뚫린 것이다. 난국의 상황일수록 방역당국은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는 AI의 추가 확산과 농장 간 전염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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