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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를 위조해 2억여원을 부정 사용한 범죄를 경찰이 적발했다. 성인을 포함해 18명이 붙잡혔는데 주범은 놀랍게도 15살 소년이었다. 전문성이 필요한 신종 첨단 범죄를 소년이 주도했다니 충격적이다. 더 놀라운 것은 손쉬운 카드 위조 방식이다. 소년은 사이버머니인 ‘비트코인’을 사용해 외국인의 신용카드 개인정보를 구입했고, 시판되는 카드관리 기기로 신용카드를 위조했다. 첨단 장비가 등장하니 복잡하고 어려운 수법 같지만 컴퓨터에 능한 그에게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못했다. 이군은 경찰에서 “카드를 너무 쉽게 위조할 수 있고 현금화가 쉬워 돈을 빨리 모을 수 있다 보니 범행을 멈출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고 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그제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이모군 등 18명을 적발했다. 이군은 지난해 10월 한 물품 구매 사이트에서 신용카드 복제에 필요한 장비를 구입한 뒤 비트코인을 제공하고 얻어낸 외국인의 개인정보를 실물카드 60장에 입력해 위조한 혐의다. 위조 신용카드로 그는 795차례에 걸쳐 2억여원을 결제했다. 주로 컴퓨터 부품을 사들인 뒤 장물아비를 통해 되팔아 현금화하거나 유흥비로 사용했다. 경찰은 이군이 집 책장에 보관 중이던 6100만원의 현금을 압수하기도 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7일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이모군 등 18명을 적발했다. (출처 : 경향DB)


이군의 카드 위조 수법은 전문 위조꾼을 뺨칠 만큼 전문적이고 대담했다. 피해가 이 정도인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카드 범죄의 속성을 감안하면 피해가 훨씬 큰 대형 사건으로 비화될 수 있었다. 문제는 동종 혹은 유사 범죄의 재발 가능성이 있고,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번에 범행에 사용된 카드 위조 장비는 아무런 제약 없이 시판되고 있고, 기기 사용법도 금세 익힐 수 있다고 한다. 이군도 기기 사용법을 한 번에 익혀 집에서 단 1분 만에 카드를 위조했다. 비트코인 역시 금융기관 등을 통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개인 간 직접 거래되므로 공공기관의 관리에서 벗어나 있다. 이번에 신종 범죄수단으로 악용된 사례가 발생했으니 규제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지만 방법이 마땅찮다. 인터넷 범죄이니만큼 범행 수법의 전파가 빠르고 광범위한 점도 문제다. 이군도 자신에게 실물카드를 제공한 사람에게 카드 위조 장비를 팔고 채팅이나 원격 조정으로 위조 방법을 전수했다. 당국의 특별한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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