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너무 먼 길을 헤매고 돌아온 기분이다”, “SF 영화 속 우주 탐사가 먼 미래가 아니다”.


‘멀다’는 공간적, 시간적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는 말이다. 따라서 ‘멀다’는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다’ ‘시간적으로 사이가 길거나 오래다’란 의미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멀다’의 부정형인 ‘머지않다’와 ‘멀지 않다’ 역시 어떤 경우에나 사용해도 무방할까. 일상생활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둘을 서로 구분하지 않고 쓴다. 그만큼 용법상 이들을 구분하는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일 것이다.

(경향DB)


‘머지않다’는 ‘시간적으로 멀지 않다’라는 뜻으로만 쓴다. “머지않아 소식이 올 것이다” “이제 네 식구가 모여 살 날이 머지않았다” “수위가 점점 차올라 머지않아 강이 범람할 것이다”가 그런 의미로 쓰였다.


이에 비해 ‘멀지 않다’는 ‘공간적으로 거리가 멀지 않다’란 의미로 쓴다. “야구장은 지리적으로 경주와 그리 멀지 않다” “단지 옆에 고등학교가 있어 통학 거리도 멀지 않다”에서처럼 거리 개념이 강하다.


정리하면 ‘머지않다’는 시간적인 개념을 나타내고, ‘멀지 않다’는 주로 공간적인 개념을 나타낸다. ‘머지않다’는 한 단어로 ‘가을이 머지않았다’와 같이 붙여 쓰지만 ‘멀지 않다’는 한 단어가 아니므로 ‘여기에서 학교까지는 멀지 않다’와 같이 띄어 쓴다(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   2025/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