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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매주 한 차례씩 소방에 관한 칼럼을 일 년 동안 기고하기로 호기롭게 약속을 했다. 대한민국 소방관으로 6년 동안 근무하면서 얻은 소중한 경험과 추억에 대한 진심어린 보답을 하자는 마음의 발로였다.

엊그제 어렵사리 첫 발을 뗀 것 같은데 어느새 마지막 칼럼이다. 마치 새롭게 집을 단장하는 새색시의 마음처럼 지난 한 해 동안 소방의 이곳저곳을 꼼꼼하게 살펴보았으며, 앞으로의 대한민국 소방이 무궁하게 발전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그동안의 칼럼에서 필자는 소방의 다양한 분야에 대해 폭넓게 견해를 제시하고자 나름 노력해왔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소방이 반드시 국가직이 되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한바 있으며, 소방관들이 지녀야할 119 정신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또한, 국제화 시대에 맞게 소방인의 외국어 능력의 향상이 필요하다는 것과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자원봉사도 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으며, 진정한 출세와 전문가 정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소견을 밝혔다.

50여 편의 칼럼을 매만지면서 때로는 기쁨에 환호했는가 하면, 어떤 때는 어렵기 만한 비판을 해야 할 때도 있었다. 그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노심초사 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매번 칼럼을 쓰면서 마음속으로 항상 바랐던 것은 두 가지다. 첫 번째로는 우리 소방인 각자가 자신의 분야에서 사사로운 이익이나 불의, 나태함 등과 타협하지 않고 진정한 출세를 통해서 안전전문가로 거듭나기를 부탁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로는 우리 소방인들이 대한민국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도록 정부는 채찍보다는 인내심을 가지고 정책적, 재정적으로 적극 지원해 달라는 주문이었다.


이건 _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대단히 감사하게도 몇몇 칼럼은 현장에 반영되어 잘못된 부분이 일부 수정되기도 했고, 또 제법 많은 사람들이 안전전문가로 거듭나기 위한 자신만의 노력을 시작했다고 하는 점은 무척이나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1년간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꿈을 꾸었다. 그 꿈은 모든 소방인들이 행복해지는 것과 그 행복 위에서 대한민국이 더욱 안전해지기를 바라는 일관된 소망이었다. 칼럼을 쓰면서 애로사항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럴 때마다 주위의 소방인들과 소방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의 격려와 응원 덕분에 외롭지 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며, 그들과의 소중한 인연도 선물로 얻을 수 있었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 제2, 제3의 소방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소방인들의 행복한 꿈을 계속 이어나갔으면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꿈들이 현실이 되고, 궁극적으로는 ‘행복한 소방관들이 만들어 가는 재난에 강한 대한민국’이 될 때까지 우리의 모든 힘과 국가의 역량을 결집해서 대한민국 소방이 한 단계 재도약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필자 또한 미약하나마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힘을 보탤 것을 약속드린다.

그동안‘이건의 소방이야기’에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독자 분들에게 제일 먼저 감사드린다. 아울러, 부족한 글임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공간을 할애해 주시고, 항상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경향신문의 김창영 차장님께도 이렇게 지면을 통해서나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대한민국 소방인 여러분! 항상 안전하시고 행복하세요.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 건 |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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