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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경기가 끝나고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은 흔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한다. 보조형용사 ‘싶다’는 앞말이 뜻하는 행동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나 욕구를 갖고 있음을 나타내거나, 앞말대로 될까 걱정하거나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또는 앞말의 상태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부드럽게 나타낼 때도 사용된다. 결국 ‘싶다’는 현재의 확정적이거나 단정적이 아닌, 미래의 막연한 희망이나 바람 또는 미래의 걱정과 근심을 내포하는 말이다.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한 운동선수의 본래 의도는 미래의 막연한 희망이나 바람이 아님이 분명하다. 이러한 경우는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단정적으로 말함으로써 미래의 소망이나 차후의 유보가 아닌 현재 자신의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해야 옳다.

또 요즘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 가운데 ‘같아요’가 있다. 일례로 음식을 먹은 직후 “맛있는 것 같아요”라고 표현한다.

‘같아요’는 그런 부류에 속한다 또는 추측이나 불확실한 단정을 나타내는 말이다. 따라서 음식을 직접 맛보고 난 뒤 주관적 느낌이나 판단을 표현해야 할 때는 “맛있는 것 같아요”가 아니라 “맛있어요”라고 직설적으로 말해야 옳다.

모든 말과 언어는 정해진 문법과 사용법에 따라 그 상황과 용도에 알맞게 사용되어야 한다. 우리 모두 일상생활에서 잘못된 언어 사용이 우리말의 건전한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된다는 점을 자각하고 스스로 올바로 쓰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은경 |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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