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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4762명이다. 전년과 비교해 330명이 감소했다. 정부의 ‘교통사고 사상자 줄이기 종합대책’ 추진과 세월호 사고 이후 안전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진 것이 적잖은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2015년은 지난해와 달라 교통사고가 증가할 우려가 매우 높다.

첫 번째 이유는 ‘저유가’의 영향이다. 2015년 2월 현재 우리나라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412원으로 하락해 지난해(1827원) 대비 23% 하락했다. 이 같은 유가 하락은 휘발유 소비량 및 주행거리 증가를 가져오고 그로 인해 교통사고가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지난 20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하다 2008년 금융위기 발생 시에 단 한 차례 5.4% 하락한 적이 있다. 당시 연간 휘발유 소비량은 4.7% 증가했고 승용차가 일으킨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4.1% 증가했다.

최근의 유가 하락은 금융위기 때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 하락으로 유류 소비량 및 자동차 주행거리를 대폭 증가시켜 교통사고가 크게 늘어날 위험성이 매우 높다.

두 번째 이유는 세월호 사고에 이어지는 이른바 ‘용수철 효과’의 영향이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유류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유류 소비량이 줄어들면서, 자동차 주행거리가 줄고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1년 만에 2546명이 감소했다. 하지만 이후 위기가 해소되면서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2년 만에 다시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것은 마치 움츠렸던 용수철이 다시 튀어 오르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올해는 세월호 사고에 대한 기억이 흐려지기 시작하면서 연초부터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고, 영종대교 105중 연쇄추돌사고 같은 대형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만일 정부가 이 같은 추세를 적극 제어하지 못한다면 올해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다시 5200명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분석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금년에 저유가로 예상되는 교통사고 증가의 위험성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동시에, 세월호 사고로 형성된 국민들의 안전의식이 해이해지지 않도록 계속 상기시키는 활동을 해야 한다.

또 교통사고 감소를 위해 뒷좌석을 포함한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을 의무화하고, 음주운전 단속 기준을 혈중 알코올 0.05%에서 0.03%로 강화하는 등 제7차 국가교통안전기본계획(2012~2016년)에 담겼으나 아직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대책들을 보다 과감하게 실시해야 할 것이다.

도로교통공단이 안전운전 의식을 높이기 위해 만든 설치작품이 지난 달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역 네거리에 세워져 있다. (출처 : 경향DB)


2015년은 저유가로 인해 교통사고 대폭 증가가 우려되는 해이다. 따라서 교통사고 감소를 위해 정부는 관련 대책을 적극 추진하고 국민은 이에 동참해야 한다.


설재훈 |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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