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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교육부는 올해 안에 교장 자격증이 없는 교사도 응모 가능한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를 위해 교육공무원 임용령 개정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좋은 교사가 교장이 될 수 있는 교장공모제 확대는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이다.
현재 교장공모제를 신청한 학교 중 절반 이상은 응모자가 한 명이거나 아예 없다. 정부는 2011년부터 교육부 임용령으로 내부형 교장공모제 대상 학교의 15%까지만 교사가 응모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두었다. 예를 들어, 경기도 초·중등 2800여개 학교 중 교사가 응모 가능한 학교는 초등 1~2개, 중등 1~2개에 불과하다. 학교 구성원들이 4년간 학교운영을 할 적격자를 정하자는 교장공모제 취지가 무색해졌다. 교사가 응모 가능한 교장공모제 확대는 좋은 교사가 교장이 될 가능성을 높인다. 학교 구성원들이 학교장을 뽑을 기회를 갖는다. 즉 학교자치 실현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반길 일이다.
이제 학교장에게 어떤 역할이 중요한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했으면 좋겠다. 교장의 직위를 승진의 자리로 보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손에 꼽을 만큼 적다. 초·중등교육법 제20조는 “교장은 교무를 통할하고, 소속 교직원을 지도·감독하며, 학생을 교육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교장은 학생을 교육하는 역할과 조직을 관리하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직이다. 학교 교육목표를 함께 정하고 학생들이 수업에서 잘 배울 수 있도록 학교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리더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 일전에 학교장의 역할에 대한 토론회에 참석했다. 현재 학교장의 권한이 크니 책임과 영향력도 기대도 크다. 그런 만큼 학생, 교사, 교직원, 학부모, 지역사회 등의 입장에서 바라는 학교장의 모습은 여러 가지다. 여러 주체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학교장은 역시 어려운 역할이다.
어떤 이는 따듯한 아침맞이를 하는 학교장을 바란다. 학교장이 학생들과 눈을 맞추고 소통하는 방법 중 하나다. 학기마다 학급별로 대화시간을 가지며 학생들의 의견을 듣는 학교장도 있다. 학부모들과 정기적인 간담회를 통해 학교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학교 운영에 대한 이해를 구하기도 한다.
다른 이는 수업하는 학교장을 바란다. 수업한다는 것은 학교장의 교육자로서 역할에 중심을 둔다. 수업 장학을 하거나 학교 교육과정의 방향성을 조망하는 전문성을 발휘하는 방법 중 하나다. 독일의 경우, 학교장은 주당 일정 시간 수업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초등학교 전담교과 수업을 담당하거나 중학교 자유학기제 주제선택 수업을 담당하거나, 불가피하게 수업 결손이 생길 경우 보강을 하는 학교장도 있다. 교사들과 함께 수업철학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또 다른 이는 권한을 내려놓고 함께 의사결정을 하는 학교장을 바란다. 의사결정에 참여한다는 것은 책임도 함께 진다는 것이다. 많은 학교가 모든 학생의 교육을 위한 것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구성원들이 교육적 판단을 하고 있는가? 각 구성원들의 의견이 달라도 인간적 품위를 지키며 각각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학교장이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
교장공모제가 확대되면 학교는 달라질까. 한 가지는 확실하다. 학생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학생이 민주시민으로 잘 성장할 수 있는 학교를 위해 ‘노력하려는’ 리더에 대해 학교 구성원들이 같이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손민아 | 경기 전곡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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