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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목·이청솔기자 jomo@kyunghyang.com


ㆍ공병호 - 김상조 대담 어땠나

공병호 소장과 김상조 교수는 1999년 TV 토론 프로그램에서 패널로 맞붙은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만났다. 대담은 지난달 21일 오전 10시30분부터 2시간가량 진행됐다. 신자유주의의 찬성론자와 반대론자로서 경제부문의 진보·보수 담론을 만드는 데 일조한 이들의 토론은 격렬한 충돌로 일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예상밖으로 호의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들은 대담 진행자를 앞에 두고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군요” “맞습니다” 같은 동감과 이해의 표현들이 수시로 나왔다. 공 소장이 먼저 덕담을 건넸다. 공 소장은 “김 교수님께 경상도 말로 고생한다는 뜻인 ‘욕 본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공 소장은 “김 선생님이 이끈 경제개혁연대가 대기업 기업지배구조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됐다”고 평했다. “메기가 연못의 봉어에게 자극과 스트레스를 주며 붕어의 활동량을 늘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김 교수의 활동을 ‘메기론’에 비유하기도 했다.



삼성 문제에 관해서는 김 교수가 억하심정을 토로했다. 공 소장이 “연간 250~260회의 대중 강연을 하다보니 전국의 거의 모든 형태의 조직에 가보는데, (여러 조직을 비교하면) 삼성이 참 야무지게 잘한다. (삼성 문제에 대해서) 좀더 이해를 하면서 밀어붙이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정말 칭찬해야 한다. 외국인들 만나면 최고 기업이 삼성전자라는 이야기를 빠뜨리지 않는다”며 “다만 제가 제일 억울하게 생각하는 표현이 ‘삼성 저격수’다. 100개 기업을 모니터링해 문제 제기를 하는데 삼성만 반응이 없어 형사고발, 주주대표소송까지 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 소장은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느냐”고 되물었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벌 및 노사 문제 등 여러 한국 경제 현안에 의견을 나누었다. 몇차례 맞장구도 치며 쟁점 사안에 대해서도 합의를 모색했다. 김 교수는 “서구적 관점에서 본다면 나는 구자유주의적 과제를 대중의 힘으로 만들어가자는 일을 하고 있고, 그게 진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공 소장은 “배려하는 자본주의와 보수 진영의 자기 정화가 필요할 때”라고 맞장구를 쳤다.

공 소장은 “김 교수하고 대화해보니까 외연의 차이보다 공통점을 더 많이 발견했다”며 “(진보와 보수가) 만나서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어내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99년 토론을 하고 나서 공 박사님을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글이나 언론 보도를 통해 말씀하시는 걸 자주 접했다”며 “(나와 의견이) 크게 다를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공병호 - 시장자유주의자 보수담론의 전도사

대표적인 시장자유주의자로 알려진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장은 ‘보수 담론의 전도사’로 통한다. 1년에 300회에 달하는 외부 강연, 매년 평균 10여권의 저술 활동, 매달 30회가량의 신문·잡지 기고 등을 통해 ‘경쟁에 기반한 시장 논리’를 펴고 있다. 그의 강연을 듣는 청중이 평균 100명이고, 그의 책이 연간 1만권 정도 팔린다고 가정하면 공 소장은 1년에 최소한 13만명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사상을 전파하는 셈이다.

경남 통영이 고향인 공 소장은 “멸치잡이를 하던 아버지 덕분에 일찍이 자본주의의 치열함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전경련 산하 자유기업원 초대 원장을 지낸 그는 2001년 공병호 경영연구소를 세워 ‘한국을 대표하는 1인 지식기업가’로 유명세를 얻었다.








김상조 - ‘삼성 소송’ 제기경제개혁연대 소장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을 거쳐 현재 경제개혁연대 소장을 맡고 있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 증여 의혹을 제기하며 이건희 삼성 회장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내 삼성 측의 사과와 8000억원의 사회 환원을 이끌어냈다. 김 교수는 또 ‘삼성 사건’ 재판의 증인으로 출석해 삼성 측의 ‘유죄’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경력으로 인해 ‘삼성 저격수’로 통하지만 본인은 동의하지 않는다. “건전한 자본주의를 실천하자는 것인데 ‘저격수’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칠하는 것은 언어폭력”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2004년 미국 예일대의 국제리더십 양성 프로그램인 ‘월드 펠로’(세계 명예교우)에 선정돼 6개월간 미국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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