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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기자 hjlee@kyunghyang.com

ㆍ조승수 - 전원책 대담 어땠나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과 보수논객 전원책 변호사의 대담은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번 대담으로 처음 인사를 나눈 두 사람은 덕담으로 첫 인사를 대신했다. 조 의원이 지난 4·29 재·보궐 선거에서 전 변호사가 자신에게 지지를 보냈던 일을 두고 “도와주신 데 대해 인사도 제대로 못드렸다”며 겸연쩍어하자, 전 변호사는 “제가 울산에 있었으면 한 표 찍어드렸을 텐데 아쉽다”는 말로 화답했다. 두 사람의 대담은 지난달 31일 오후 2시에 시작해 두시간이 넘도록 이어졌다.


두 사람은 지난해 촛불집회에서부터 폭력시위, 종북주의, 미디어법, 친일청산, 군가산점, 북핵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두 사람 모두 ‘할 말’은 많은 듯했지만, 대부분의 사안에서 대립하고 흥분하기보다 차분히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상대의 주장에서 공통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 변호사가 “진보진영이 정말 건강하려면 종북하면 안된다”고 일갈하자 조 의원은 “체제를 가장 우선시하는 북한 정권을 옹호하는 종북주의는 진보주의가 아니다”라고 화답했고, “반공의 외피를 쓴 보수진영의 사익추구와 공포정치가 문제”(조승수)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진정한 보수는 사익추구나 독재옹호가 아닌 사회정의운동”(전원책)이라는 말로 호응했다.


다양한 주제를 놓고 토론하다 보니 첨예하게 엇갈리며 긴장감이 고조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긴장이 임계치를 넘기 직전에 재치있는 유머로 이를 소멸시키는 노련함도 보였다. 군가산점 문제로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전 변호사는 “알고보니 조 의원님이 정말 페미니스트”라며 치켜세웠고, 조 의원은 “저도 술 한잔 먹으면 마초 소리 곧잘 듣는 사람인데…”라며 받아쳤다. 또 “변호사님 같은 합리적 보수가 많아질까 두렵다”는 조 의원의 말에는 “저 같은 ‘꼴통’ 보수주의자를 너무 치켜세운다”(전원책)며 농담으로 받아넘겼다. 2시간 넘는 대담으로 이미 약속된 시간을 훌쩍 넘겼지만 두 사람 모두 아쉬움에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전 변호사가 아예 “언제 맥주 한잔 하면서 대담 2부를 진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재촉하자, 조 의원은 “진보가 지연(地緣)을 따지면 안되는데…”라면서도 “고향 선배님이랑 소주 한잔 하면서 진짜 이야기를 좀 하고 싶다”고 호응했다.




조승수 - 진보정당 소속 사상 첫 지역구 국회의원

1982년 학생운동을 하다 동국대에서 제적된 뒤 인천 한양공영에 노동자로 취직했으나 노조결성을 주도하다 해고·구속돼 두차례 옥고를 치렀다.
 
91년 민중당 활동을 시작으로 진보 정치에 입문했다. 95년 울산 시의원, 98년 울산 북구청장을 거쳐 2004년 17대 총선에서 한국 정치 사상 최초의 진보정당(민주노동당) 출신 지역구 국회의원이 되었다. 2005년 9월 선거법 위반 대법원 확정 판결로 의원직을 잃었다가 지난 4·29 재·보선에서 당선, 4년 만에 다시 국회로 들어왔다.

2007년 민노당의 대선 패배 이후 당내 강경 민족해방계(NL)의 ‘패권주의’와 ‘종북주의’를 정면으로 문제 제기, 민노당 분당과 진보신당 창당의 촉매 역할을 했다.






‘군가산점 폐지’ 반대… 대표적 보수논객 전원책

전 변호사는 2007년 한 방송토론에서 ‘군가산점 폐지’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제기하면서 보수논객으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에는 400회 특집을 맞아 ‘최고 논객상’을 받기도 했다.

2007년 이상돈·유석춘·이주천 교수와 함께 ‘대한민국의 내일을 걱정하는 모임’을 결성하고 지난 대선에서는 선진당 이회창 후보 캠프에서 정무특보를 맡았다. 이듬해 선진당 대변인을 맡았으나 정치노선에 대한 이견으로 나흘 만에 사임했다. 지난 4·29 재·보궐 선거에서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지지 의사를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1977년 연작시 ‘동해단장(東海斷章)’으로 한국문학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문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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